회원증, 열쇠
새벽 루틴을 끝내고 아침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학교 가는 걸 보고 센터로 출근을 한다. 센터에 와서 정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퇴고를 한다. 퇴고를 하면 헬스장으로 향한다. 화요일 빼고 비슷한 루틴으로 나는 하루를 보낸다. 새벽에 주간 계획표에는 헬스 가기가 들어있다.
머릿속으로는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챙기지 못한 경우가 요즘 보인다.
월요일 작은 가방에 수건과 화장품을 챙기고 갔다.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헬스장 가는 시간이 지나버려서 전화를 끊고 주섬주섬 챙겼다. 그리고 나는 따뜻한 날씨에 새싹들이 피어나는 나무들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신호등이 빨간불이라 잠시 멈추고 핸드폰을 보고 주머니를 점퍼 속으로 넣었다. 근데 손에서 잡히는 게 없다. 백팩에 있는 신발장 열쇠와 회원증 카드를 손을 대지 않고 그냥 나온 것이다. 이럴 수가... 다시 센터를 갈까 하다가 나는 헬스장으로 발길을 빠르게 갔다. 믿는 구석이 있는 나이다. 전에 신발장 키를 두고 와서 열쇠 꾸러미로 79번을 열어주셨다. 보조키가 있다는 걸 난 알고 있어서 속으로 위풍당당했다.
"선생님! 제가 열쇠랑 회원증을 가방에 넣고 안 가져왔어요? "
"죄송하지만 도와주세요!" 했더니
책상 아래쪽으로 숙이시면서 열쇠 꾸러미를 들고 신발장을 열어주시고 탈의실 옷장키를 주셨다.
두 개를 가져오지 않아도 나는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럼 된 거지~~
수업을 마치고 나는 H 마트를 갔다. 간단하게 사기 위해서 두부, 떡볶이, 치즈스틱, 핫도그를 사서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백백에 있을 것 같은 검은색 반지갑이 놓에 안 닿는다. 그래서 작은 앞주머니부터 4단계의 지퍼를 열었지만 흔적도 없이 보이지가 않는다.
"혹시 계좌이체가 되나요?" 물어보니
직원은 "저희 매장은 계좌이체가 되지 않는다기에." 냉랭한 시베리아 기운이 흘렀다.
나는 속으로 그분 카드로 계산하고 내가 그분 계좌이체를 해드려도 될 듯했지만, 그건 나의 생각이었다.
장본 걸 뒤로하고 나는 전에 50원을 할인해 준 마트를 들어가서 " 계좌이체 되죠?" 여쭈어보니
된다고 하셨다. 나는 나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꼈다. 속을 '아싸'하면서 두부와 떡볶이만 샀다. 왜냐하면
살만한 게 없었다. 강제 절약이 되었다는 느낌으로 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처갓집 행사 트럭이 나를 유혹했다. 6000원 할인에 나의 눈은 커지고 발은 치킨향을 맡으면서 갔다. 치킨을 좋아하는 나는 덥석 샀다.
머릿속으로 종이로 계획하고 썼는데 어느 순간에 내가 다 챙긴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막상 필요해서 꺼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라진 게 아니라 아예 가져오지를 않았다. 생각만 하지 말고 한 번 더 점검해가면서 체크가 필요하다.
요즘 아들 진로와 딸의 공부 부분을 신경을 쓰고 독깨비, 센터, 에세이, 그림책 등을 신경 쓰다 보니 뇌의 과부하가 생긴듯하다. 미리미리 하면 좋은데 너무 미리 생각하고 챙겨놓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 줄 놓지 말고 똑바로 차려보다!! 다시 이런 일이 발생을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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