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는 향기를 담고 왔다.

어버이의날

by 행복한금작가


어제 새벽에 눈을 떴는데 1시가 좀 넘어서 다시 잠을 청했다. 알람을 하지 않아도 눈은 떠진다. 내 옆에 있는 핸드폰을 찾기 위해서 더듬더듬 거렸는데 뭉치의 털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쓱 만져주고 다시 핸드폰을 찾기 위해 더듬거렸다. 핸드폰은 이불 속에 있어서 찾기가 어려웠다. 심봉사가 따로 없는 나의 행동이 떠올라서 웃었다.

핸드폰을 보니 아들한테 카톡이 와있었다. 어제 야구 훈련을 하고 친구들과 놀다 온다기에 나는 9시 30분쯤인가 잠을 청했다. 아들 얼굴도 보지 못하고 꿀잠을 자고 있었던 나였다. 핸드폰을 보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들하고 카톡을 자주 하지 않는 편이 아니다. 용건이 있을 때. "엄마~어디야?" 엄마~나 돈 필요해. 엄마! 저녁은 뭐야?" 이 표현을 가장 많이 쓴다. 핸드폰에 생각지 않는 선물이 도착해 있었다. 향수였다. 어머나 전에는 양말 사주었다. 기억으로는 초등 때였다. 그리고 그 후는 "엄마 내가 프로 가면 엄마 계약금 줄게. " 엄마~내가 성인이 되면 좋은 거 사줄게."라고 말하고 어버이날을 흐지부지 슬쩍 지나쳐 간 아들이었다.

아들이 일어났다. "건희야~ 선물 보냈더라."
"어떻게 향수를 보낼 생각을 했어?."
"엄마! 이거 외국 거야! 엄청 유명한 거야." 하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고 아들에게 이야기해 주던 옆에서 딸이 픽 웃는다.
어찌 어버이 날인 줄 알았어? 어 어제 꽃들이 많이 있길래 보니 어버이의 날이라고 알았다고 한다. "엄마 꽃보다 이게 낫지?" 그럼 ~~ 당연하지!!

예전에 아들과 이야기를 할 때 "여자 친구 있어?" 물어보면 "엄마 그건 물어보는 게 아니야! "하면서 예전에 중학교 때 사귀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여자친구한테 선물을 잘 골라서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서 자기 용돈으로 옷을 사길래. 10만 원을 여름 옷을 사라고 주었다. 아들은 비싼 메이커 옷을 사지 않는다. 중학교 때는 내 취향대로 사주었더니 잘 안 입는 옷이 있어서 이제 돈으로 준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잘 골라서 산다. 자기 옷 사라고 준 돈을 엄마 향수와 아빠 옷을 샀다. 아빠 옷을 작게 주문해서 사이즈 교환을 해서 입어야 할 듯한. 배송 전이기 때문에 수정하면 된다.



퇴근 후 딸은 "엄마! 선물이야!"
" 이거 학교 근처에 살 곳이 있어?"
"응," 하고 딸의 표정은 장난기 있는 미소로 웃었다.
"엄마! 이거 학교에서 준거야."
"그래? 어버이날이라 부모님들 선물 드리라고 했어."
"작년에는 먹는 걸 주었는데 아이들이 먹어서 이번에 바뀐 거라. 선생님이 그러셨어."
그 말에 웃겨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빨래를 개고 있는데 "딸은 엄마 족욕해야지."
"파란 큰 그릇 어디 갔어?"
"테라스에 있어."
물을 받아오고 엄마 물 식으니까 발 담가. 딸은 계속 재촉하여서 서둘러 옷 정리를 하고
의자에 앉고 족욕을 하기 시작하고 딸은 입욕제를 넣어주었다. 욕조가 없어서 족욕으로 대신하였다.
" 엄마! 왼쪽 발은 거칠다. 오른쪽 발은 부드러워. 발 마사지를 해주는데 간지러워서 혼났다. 그사이 까망이는 내 품에서 잔다. 피로가 눈 녹듯 녹아서 책을 조금 보다가 바로 꿈나라로 간 건 안 비밀!

어느새 아이는 고2, 중1이 되었다. 건희는 사춘기를 부드럽게 지나간 듯하다. 딸은 해맑은 영혼이라 밝게 자라주고 있다. 어버이날이라 챙겨주는 남매가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더 좋은 부모로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함도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지지와 응원해 주고 있다.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님의 마음을 좀 헤아릴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된다. 그리고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내일 전화 와 용돈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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