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추억
이주 전부터 나의 자전거 뒷바퀴에 구멍이 나서 자전거를 탈 수가 없었다. 남편이 새벽에 나가는 바람에 딸은 자기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였다.
나는 딸의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지만 오늘은 걸어야 했다. 어머니께서 주신 일본 양산도 있었지만 새거라 뜯어보고는 그 자리에 놓았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1층 신발장에 있는 양산을 찾아보았다. 양산이 3개가 있지만 나는 꽃무늬 양산을 좋아한다. 남양주 살 때 구리 롯데백화점에 정화와 같은 우산을 사게 되었다. 그때가 딸 나이가 2살~3살 정도여서 아기 띠를 하고 다닐 때였다. 그때가 이맘때쯤 날씨가 더웠다. 아기 띠 하면 온몸에 땀이 나고 태양은 눈부셔서 걸어갈 때가 힘이 들었다.
나는 외출할 때 양산을 챙기는 습관이 있다. 이 양산은 a/s를 해준다는 판매하는 분의 말에 더 마음이 갔다. 하지만 양산은 한 번도 고장이 안 나고 10년 가까이 나와 함께 했다. 어린 딸을 아기 띠 할 때도 그늘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리고 비가 갑자기 와도 양산으로 비를 피할 수도 있었다. 우선 맨 꼭대기에 끼우는 부분이 언제부터인가 보이지는 않아도 쓰는데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백화점에 가서 고치는 것도 귀찮아서 지금까지 저 상태로 쓰고 있다.
우산을 펴고 가는데 어디선가 쾌쾌한 냄새가 난다. 이게 무슨 냄새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까망이가 신발장에 들어갔다 온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오줌을 싼 흔적이 있어서 닦은 적이 있었다. 그 냄새가 배어서 일까? 찝찝한 냄새는 양산을 쓰는 동안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센터에 도착해서 소독제로 양산을 깨끗하게 샤워를 시키고 헹궈냈다. 그리고 햇볕으로 일광욕을 시키고 나니 금세 양산은 말랐다. 그래서 양산을 코에 가져다 보니 냄새는 없어졌다.
양산을 보니 딸의 어릴 적 생각도 떠오르고 예쁜 정화가 생각이 들었다. 남양주에 살면서 둘째를 키우고 자주 보고 우리 집에서 같이 밥을 먹고 했던 사이였다. 둘 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면서 보지 못하고 가뭄에 콩 나듯 톡으로 연락을 하게 되었지만 늘 반갑다.
아이를 육아하는 입장에서 서로의 처지를 알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아이 이야기를 꺼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밝고 예쁜 정화가 보고 싶고 그립다.
양산을 보니 1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지나 갔다 오니 새롭게 느껴졌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더 잘해 주고 싶다. 양산은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고 나는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엄마로 기억에 남고 싶다. 양산이 나에게 아낌없이 주었으니 나도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사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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