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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글의 재료로 쓰는 법

달리기

by 행복한금작가



일요일 아침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운동화 신고 바람막이를 입고 밖으로 나왔다. 살짝 찬 바람이 내 목을 감기고 목에 두를 걸 가져올까 하다가 나는 런데이를 켰다. 내가 좋아하는 발라드 곡을 들으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1킬로가 되지 않았는데 땀이 나기 시작했다. 옷을 가볍게 입었는데도 등에는 땀줄기가 쭉~내렸다. 안에 입은 옷들이 젖은 기분이 들었다.
달리기하는 자전거 도로는 앞에 하얀 걸 뿌려놓은 듯, 멀리 보이지 않았다. 멀리 있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점점 달리다 보니까 뛰는 사람들이 보였다. 미소 짓는 중년의 남성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서 기분이 좋은 건가?' '아니면 러닝 하는 사람을 만나서 기쁜 걸까?' '내가 뛰는 모습이 웃긴가?' 어느 순간 바람을 일으키며 스쳐 지나갔다.



미세먼지로 인한 뿌엿함이 시야를 좁게 해서 좀 답답하기도 했다. 멀리 보이는 호수는 얼굴을 감췄다. 호수인지, 산이지, 바다인지 모를 정도로 잘 안 보인다. 그 후 좀 더 달리기를 하니까 뻥튀기 아저씨가 트럭에서 뻥하고 튀긴다. 예전에 딸과 먹어본 뻥튀기. 부지런하신 아저씨 달리면서 살 먹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패스를 하였다. 오르막이 보인다. 하하 예전에는 뛰어서 올라갔지만 천천히 숨을 고르고 걸어간다. 내가 달릴 곳은 아직 3킬로가 남았다.

레일바이크가 나를 반긴다. 이른 시간이라 타는 사람들이 없어서 여기저기 살피지 않고 뛰어갈 수 있다.
뛰다 보니 앞에 강아지가 내 길을 막을 뻔했으나 귀여워서 웃고 속도를 더 내어서 뛰기 시작했다. 달리다 보니 등이 아파진다. 바르지 않는 자세로 뛰어서 일까? 러닝화를 헬스 장에 두고 와 일반 운동화를 신고 달려서 일까? 뛰다가 등 스트레칭을 해주었다. 그랬더니 좀 나아졌다.

"멀리 오리가 보이는가? "핸드폰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서너 마리 오리는 놀고 있었다. 오리가 아침식사를 하는 듯해 보였다. 옹기종기 모인 오리 가족은 평화롭게 보였다.



책을 읽다가 마라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 마라톤 하는 분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운동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달리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달리기에 작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하였다. 달리기하다가 멈추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온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달린다. 5킬로를 다 뛰면 느끼는 쾌감은 정말 말할 수 없다.
'내가 해냈구나'라고 긍정 에너지는 활활 타오른다.



안개는 나의 고난과 비슷하다. 끝나지 않을 듯한 곳은 서서히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풀리다가 그리고 잠시 멈추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극복해 나아가는 사이 나는 성장해 나아간다.

지금 비록 앞이 잘 보이지 않고 헤매거나 힘들더라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환한 등불처럼 비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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