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아들 야구 경기가 12시에 유신고와 있었다. 새벽 루틴을 끝나고 오늘은 여유 있게 밥을 차리고 남편과 아들과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 아들은 해장국으로 야구부 아이들과 감독님, 코치님들과 함께 10시 좀 넘어서 먼저 식사를 하였다. 아이들이 식사를 다하고 먼저 야구장으로 향했다. 가서 몸을 풀거나 연습을 하는 시간이 가져야 해서이다.
남편과 건강식을 찾아서 드라이브를 하고 맛집을 검색하다가 시래 마루가 있어서 우리가 선택한 곳으로 갔다. 어렸을 때 엄마가 무청 시래기를 말려서 요리를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시래 마루는 대기 좌석이 마련이 되었고 11시 좀 넘어가서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솥밥과 들깨 시래깃국, 잡채, 연근 무침, 버섯나물, 도라지나물, 4가지 젓갈, 강된장 등 모두 가 맛이 있었다.
ㅡ"반찬이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라는 말에 나는 더 기분이 좋았다. 맛깔스러운 맛과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식을 먹으니까 입이 호강하였다. 남편도 다 맛있다고 칭찬을 하였다. 내 돈 주고 사 먹은 데 맛있는 걸 먹어야. 맛없는 걸 먹으면 본전 생각나고 다시는 오지 않을 텐데.. 사장님, 직원들 친절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드리고 식당을 나섰다.
아들의 경기는 생각보다 빨리 시작을 하였다.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다가 나는 화장실에 갈려고 찾아보니 하얀 천막으로 쳐놓고 행사를 하고 있었다. 문호리 마켓을 여기까지 와서 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을 겸 나는 천천히 구경을 하였다. 수제를 만든 작품들이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고양이에 관심이 많은 나는 컵 모양이 그려진 컵이 눈에 들어왔다. 컵을 만들고 직접 구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도 만들어주신다고 해서 관심이 더 갔다. 미니컵도 있었는데 감상만 하고 직접 컵을 사용하기는 아까울 정도다. 눈으로 봐도 힐링이 되는 작품이다.
초로 만든 작품들이 이쪽에도 고양이 작품이 나를 반긴다. 초의 향이 은근하게 퍼지고 다양한 손길이 느껴진다. 색감도 이뻐서 센터에 디피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워~~멈추고 사진으로 너희를 담아왔다. 보고 싶을 때나 블로그에 올리면 훌륭한 작품들이다.
손뜨개질로 만든 가방과 양 인형들. 이것 말고도 작품은 많았다. 내 눈에 들어오고 사고 싶는 작품만 찍었다. 색감과 디자인은 만드는 분의 정성이 더 곁들여진 작품들이다.
한쪽 테이블에 쉴 수 있는 공간에 꽃을 뜨개질 실로 예쁘게 떠서 꽃병에 꽂아져있다. 이것도 그냥 치기는 너무 이뻐서 찍어봤다. 내 눈과 다리를 멈추게 만든 꽃들!! 너희들 어느 나라에서 온 거니? 이렇게 이뻐도 되는 거니?
화장실로 가는 길에도 양쪽에 도자기를 전시해서 판매까지 하는 곳이 있었다. 내가 사고 싶은 것만 찍었다. 작품은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데 가격이 비싸다. 나는 물욕이 별로 없고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서 패스하였다.
' 이게 뭘까' 사람들이 둘러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으로 가보니 향긋한 향기가 나를 유혹하였다. 전시도 예쁘게 해놓아서 비누라고 하기에는 아닌 듯했다. 사장님이 비누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셨다. 수제비누의 매력에 빠져서 한 명이 비누를 사셨다. 케잌 비누가 탐이 나긴 했지만 실용적이지 않고 디피하기 위해서 만든 비누이다. 이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눈으로만 보았다. 비누의 색깔에 풍덩 빠졌다.
아들 야구도 보고 2루타를 치고 신난 아들 모습이다. 경기에서 졌지만 나는 그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들이 경기에 뛰었다는 거와 경험치가 생겼다는 게 중요하다. 아들 야구를 보고 금작가는 힐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봄 햇살을 따뜻하고 가족 단위로 꼬마들이 킥보드 타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멋진 호텔이나 외국을 가서 힐링하는 게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 아들의 경기를 보고 그 주변을 산책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힐링이다. 여러 작품을 보고 창의력과 디자인, 손길이 느껴진다. 만들면서 힘든 과정이 있고 즐겁고 좋아하기에 한 작품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을 잘 보낸 나에게 오늘은 힐링을 주는 시간이었다. 소소한 행복을 내 가슴에 담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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