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실뭉치

온기 43번째 조각

by 비단결의 속도


아기 단이는 놀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순간이 있어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공처럼 통통 튀어 다니며
실뭉치를 꾹꾹 누르고, 끈을 쫓아다니느라 숨이 찼을 텐데
어느 순간엔 스위치를 끈 것처럼 툭— 하고 조용해져요.

조그만 몸이 따뜻하게 달아오른 채
이불 위에 엎드려 스르르 눈을 감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 오늘 장난 다 썼다…” 하는 표정이죠.

놀 만큼 놀고, 안심할 만큼 안심하고,
그제야 깊은 잠에 드는 단이를 보면
고양이의 시간은 참 솔직하고 투명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치면 쉬고, 졸리면 자고,
기분이 좋으면 온몸으로 표현하고.
단이의 하루는 그렇게 고요하고 사랑스러운 리듬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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