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버스와 햇살 사이로 뒹구는 아기 단이

온기 34번째 조각

by 비단결의 속도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들어오면 단이는 가장 먼저 이 좁은 틈으로 와요.

따뜻함을 온몸에 쬐며 느릿하게 뒹굴기 시작해요



옆에 놓인 빨간 버스는 내가 영국에서 사온 작은 장난감인데요,

단이는 뜬금없이 그걸 손끝으로 ‘톡—’ 하고 쳐보기도 해요.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좋으니까.



햇살, 그림자, 창문에 비친 자기 모습, 그리고 빨간 버스.

단이에게는 이 모든 게 아침 놀이의 완벽한 재료예요.


한참을 놀다가 결국 햇살에 데워진 바닥 위에서
스르르 잠에 빠져버리는 단이.
고양이의 아침은 이렇게 느긋하고 따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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