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리셋 1 - 운동시키기 제일 어려웠어요
지금 상병으로 근무중인 아들이 훈련소에 들어간지 3주되었을 때 전화로 날 다그쳤다.
'엄마! 헬스장 다니고 있어?'.
뜨끔했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솔직하게 말했다.
'하루 가고 3일 아팠어. 안 다닐래.'
헬스장은 아들이 군대가면서 엄마를 위해 신청해주고는 1달 해보고 더 연장하라고 나에게 신신당부했던 유일한 부탁이었는데 난 딱 하루 가고선 안가겠다고 선언한 나쁜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그 나이에 살빼고 몸짱되고 그건 건 중요하지 않아! 상체근육 좀 만들고 건강하게 나랑 오래오래 살아야 하니까 꼭 운동해!'했었는데 그 마음을 내가 무참하게 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난 못하겠다.
그렇다고 전혀 운동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몇 년간 병원에 간 적이 없는 걸 보면(코로나예방접종시 빼고) 나름 건강하고 차없이 늘 걸어다니니 하체, 특히 허벅지 근육은 아주 탄탄한 편이고 유연성도 나이에 비해 아주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제대로 하는 운동 하나 없는 것이 아들은 늘 걱정인가보다. 할 줄 아는 운동이 없다. 수영도 못하고 골프는 전혀 해본 적이 없고 테니스나 마라톤, 쉽게 접할 수 있는 많은 운동들이 있지만 배운 적도, 배울 생각도 전혀 없는 나다.
건강에는 유독 자신하는 계기 중 하나는 심하게 아팠었던 그 때 내가 날 이겨낸 기억 때문일 것이다. 브런치에서 몇 번 공개한 적이 있듯이 나의 목디스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거북목을 뛰어넘어 거꾸로C자 목이다. 걸음을 걸을 때 구부정한 것은 당연하고 신경이 눌려서 오른팔을 전혀 쓰지 못할 지경까지 가면서 통증주사를 맞지 않으면 너무 아파서 늘 인상을 쓰고 짜증이 극에 달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수술? 물론 MRI를 찍고 수술날짜까지 받았지만 병원가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답게 수술거부!, 운동으로 스스로 고치겠다 선언한 후 말같지도 않게 '디스크가 별거야? 자세문제잖아. 자세 바로 하고 어차피 뼈는 다시 원상복귀 안되니까 근육운동하면 되는 거잖아!'했다. 단순한 성격답게 단순한 해결책을 스스로 내린 후 진짜 울면서 운동했다. 매일 3km를 걷고 목좌우로 돌리기를 매일 300번씩 했다. 옆으로 돌아가지 않던 목은 징징 울면서도 300번을 채우는 내가 기특했는지 조금씩 자유로워졌고 당연히 오른팔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갔다.
사람은 당해봐야 정신차린다는데 내가 딱 그랬다. 어쨌거나 지금의 난 멀쩡하다. 꾸부정하게 걷지도 않고 목과 오른팔은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거의 하루종일인지라 1시간간격으로 움직이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긴장하면 곧바로 목뒤와 오른쪽 승모근쪽에 신호가 온다. 그럴 땐 좀 무섭기도 하다. 예전에 너무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서겠지.
우스운 건 50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본 적도 없고 할 줄 아는 운동도 없지만 늘 '운동해야 하는데'를 머리 속에 담고 산다는 것이다. 머리로 알면서, 입에 '해야지해야지' 달고 살면서 실천하지 않는 오만하고 무모한 인간이 나다. 유독 운동면에서는 그렇다. 이렇게 나는 나를 키워내면서 '운동시키기'가 제일 날 애먹인다. '안다, 안다. 할께 할께'하면서도 절대 하지 않는 이 고약한 투지는 뭐란 말인지. 행동리셋이라는 챕터를 적자마자 '운동시키기가 젤 어렵다'는 말이 그냥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것은 아마도 언제나 늘 항상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 것이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답이 없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고 질문이 잘못되면 답도 잘못되는 것인데 이 답없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며 나는 나를 가르친다. '둘 다 중요하다'는 뻔한 답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몸이 아프면 정신이 맥을 못 차리고 정신이 요동치면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결코 논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라도 기준 밑으로 내려가면 둘 다 망치게 된다. 신체와 정신만 망치느냐? 천만에. 이들에게 끊임없이 신호를 주는 나의 영혼조차 애먹을 것이다. 아무리 신호를 줘도 몸쓸 신체와 정신이 알아차리질 못할테니 말이다.
글을 쓰면서 결론을 맺어야 하는데 결론이 없다.
어떻게 어떻게 운동을 하겠다. 라는 각오나 다짐을 하질 못하겠다.
'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필요'보다 '편한'쪽을 택하는 내 자신에게 길들여진 것 같다.
여성들이 필라테스니 뭐니 재미있다고들 하는데 난 왜 아무 것에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할까? 아, 재미는 지속된 양이 쌓였을 때 얻어지는 쾌거이니 재미보다 호기심 정도라도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호기심이 없다. 그냥 운동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오만에 빠진 나를 정당화시키기 급급하다.
결론없는 장이지만 나는 나를 키우는 데 있어
운동시키기가 제일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열심히 나에게 채근해보련다.
차타지 말고 걸으라고.
어깨돌리기라도 하라고.
자전거라도 타라고.
아령이라도 들어보라고.
스쿼트?라도 해보라고
이런 나는 무엇으로 동기화될 것인가 ㅠ.ㅠ
[건율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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