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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ug 25. 2024

네게는 무한히 더 높은 단계의 삶이 있단다 1

Encore '엄마의 유산' - 4번째 편지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엄마의 유산' 2023년 15편의 초고에 이어 2024년 30편의 편지로 다시 쓰여졌습니다. 브런치 독자들에 의해 다시 재탄생한 'Encore 엄마의 유산'은 감사의 의미로 매주 

목/일요일 5:00 a.m. 1통의 편지씩 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엄마의 유산 북디자인은 호주에 거주하는 인기 브런치작가이자 아티스트 근아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표지에 담긴 깊은 의미와 글 사이사이 삽입되는 일러스트도 앞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근아작가의 '엄마의 유산'도 이번주부터 매주 일요일 발행됩니다!


자, 그럼 4번째 편지 시작합니다!


4번째 편지

[네게는 무한히 더 높은 단계의 삶이 있단다 1]

* 글이 다소 길어 1,2,3편으로 나눠 발행하겠습니다. 오늘 글은 1편입니다. 



소신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외면하는 삶은 숫자만 불리는 연명하는 인생이라 할 수 있으니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정한 길에 있어 소신을 지켜가길 바란다. 소신이 필요한 어떤 순간에는 상당한 타격이 올 것같아 겁도 나겠지만 결과적으로 더 위대한 시선이 네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단다. 당장의 '손해'처럼 느껴지겠지만 그 위대한 시선이 절대적으로 널 보호해 줄거야. 더 큰 '이로움'을 위해 지금 잠깐 '겁나는 상황'이 필요할 뿐이야. 그저 '겁'이라 포장된 길을 지나고 있을 뿐이야.

 - 본문중에서 발췌.



소신.이란 단어 참 무겁지. 

단어는 알지만 내 것 삼기에 버겁지. 

바쁜 우리 일상과는 다소 멀고 낯설지. 


왠지 독립운동가들처럼 나라를 구한 역사 속 인물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그렇게 책이나 드라마에나 등장하는 그런 단어지. 하지만, 인간이라면 또 자신을 사랑한다면, 이 단어를 가슴한가운데에 깊이 품고 살길 바래. 게다가, 소신을 가지면 상당히 편하고 단순한 삶을 보장받은 것이란다. 


그래서, 오늘은 너의 평안하고 가치있는 삶을 위해 '소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해.     



소신을 가지면 더 편하고 단순해진다! 뜬금없겠지만 들어봐. 


우선 정신이 너무 활발하게 움직여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어지고 해야할 것을 남에게 묻지 않아도 돼. 

왜냐면 

자기 스스로 해야할 것이 마구마구 생기니까. 

지켜야 할 그것에 집중하게 되니까. 

서 있어야 할 그 곳에서 움직이지 않으니까. 

그래서 '뭘하지?', '어디로 가지?', '어떻게 하지?'하며 망설이는 데 시간이 필요치 않아. 


어줍잖은 지식으로 남들에게 조언하고 훈수뒀던 시간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한 길위로 옮겨질 것이며 갈등과 불안으로 보낸 시간들은 야망과 열망있는 미래로 이동하여 오로지 도달해야 할 그 곳에 가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거기에 맞추게 되거든. 자신이 정한 길을 따라서 옆을 볼 새가 없으니 삶이 얼마나 단순해지겠니?


그리고 그렇게 걸어가는 길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니 다람쥐쳇바퀴 도는 삶에선 벗어난 것이지. 의미있는 걸음이지. 정말 자신의 길을 간다는 뿌듯함으로 혹, '이 길이 아니면 어쩌나'와 같은 의심이나 '내가 제대로 가고 있나?'와 같은 불안에 힘들더라도 '길에서 벗어나는' 자신을 허락하지 않지. 

악타이온 (구글이미지에서 발췌)

신화 속 인물인 악타이온은 여신의 벌을 받아 사슴으로 전신했다가, 제 손으로 기른 사냥개들에게 물려서 찢겨 죽었어. 그런데 악타이온이 이런 변을 당한 것이 팔자가 그래서지 딱히 어떤 죄를 범해서는 아니었다고 해. 그에게 죄가 있었다면, 길 잃은 죄밖에 없었다지[주1]... 


길을 잃은 그 자체로서 어떻게 죄가 될까...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고, 여하튼 자신이 가야할 길을 어디서든 잃지 않도록 너와 네 길을 지켜주는 덕(德)이 바로 소신이야. 


소신은 참으로 단순하고 바람직하고 가치있게 지녀야 할 덕이란다. 하지만, 단순하다고 쉬운 것은 아니지.



소신(所信)이 뭘까?

믿는 바를 따르는 것! 


'자기삶의 길'이 '희망의 길'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하루하루가 흥미와 재미와 관심과 쾌락으로 가득차겠지. 이리저리 고개돌리며 갈팡질팡 우유부단한 삶에서 정확하게 봐야 할 곳을 보고 걷는 걸음에는 구구절절 변명이 따라붙지 않아. 그저 자신의 감각이 이끄는 곳으로 걸으면 된단다. 누구에게 도움청할 것도 없고 질문할 것도 없지. 오로지 모든 해답은 네 속에 있으니까 말이야. 자신이 어디로 무엇을 위해 걷는지를 모른다면, 그저 남들따라 걷게 되지. 

'양떼처럼 앞에 가는 무리를 그저 뒤따라가는 짓을 하면 안된다(중략). 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남을 믿기를 좋아하면, 삶에 대해 아무 판단도 없이 늘 남을 믿음으로써, 그 때문에 잘못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전파되어 우리를 쓰러뜨리고, 마침내 전락의 심연으로 빠뜨리게 된다. 


우리는 남이 지나간 길을 밟음으로써 자멸한다. 사람이 모여든 곳에서 멀어지기만 해도 우리는 이 병폐에서 벗어날 수 있다[주2]'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남들따라 가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길일지 몰라. 이런 현상들은 바로 우리 옆에서 일어나고 있어. 


정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법정에 비리가 난무하고 사회를, 국가를 개선시켜야 할 정치에 부정이 가득하고 생명이 담보되어야 할 의료현장이 외모를 가꾸는 것으로 보편화되고 진리를 알려줘야 할 교육이 경직되고 획일화되고, 세금으로 복지를 도모해야 할 곳에 가장 큰 도둑이 숨어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본을 활용해야 할 기업들이 자신의 탐욕을 더 우선시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자신의 소신을 버리고 '다들 이렇게 하는데 뭘..'이라며 타협하지. 


이러한 타협이 쉬워지면 '타협'이 '보편'이 되기 때문에 인간은 점점 타협에 무뎌지게 될텐데... 

큰일이지...


그래서 개개인에게 '소신'이란 '지니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녀야 할 덕'이 아닐까 싶어.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과 판단이 소신을 지키는거야. 더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들이 희생되어야 한다거나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윤리를 소외시하는 경우가 너무 쉽게 용인되는 사회에서 사실 소신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소수의 몫일지도 몰라.   


왜 소수일까?    


==> 이어지는 글, [네게는 무한히 더 높은 단계의 삶이 있단다 2]는 다음주 목요일 5:00A.M.에 발행됩니다.



[주1]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의하면 악타이온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달의 여신으로 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고 이 분노로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전신시켰다. 

[주2]  인생철학이야기, 세네카, 2017, 동서문화사 



[지담연재]

월 5:00a.m. [이기론 - 어떻게 살아야 할까.]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5:00a.m. [지담단상-깊게 보니 보이고 오래 보니 알게 된 것]

목 5:00a.m. [Encore! '엄마의 유산']

금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일 5:00a.m. [Encore! '엄마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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