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에 대하여
언제 내가 입을 열어야 하고
언제 내가 글을 써야 하는지
저 아래로부터 내 몸통의 꼭대기, 눈까지 찰나에 차올라 흐르는
허상과 추상이
순간,
구체와 정체가 되어버려...
이 새벽,
나는 알아버린다.
이제부터
오로지 자기차지라며,
드디어 잠에서 깼다며,
이제는 나아갈 때라며,
어서 자신의 출구를 열라며,
갇힌 자신을 풀어 달라며,
장기들을 여기저기로 밀쳐내며,
중심에 닿자 가열차게 두드리며,
목구멍을 향해 가속도로 치받으며,
방해뿐인 이성을 무력하게 파괴하고,
책에 고정시키려는 시선마저 강탈하니
눈앞은 거친 물결로 흐뜨러 진다...
손가락 끝으로 얼른 자기를 뽑아내라고,
머물던 혀끝으로 얼른 자기를 뿜어내라고,
이 것이 정체일까.
파편이 본체가 되고
잔해는 원형이 되고
파상은 원상이 되고
분절은 연속이 되는...
드디어
벌레가 나비로 되어 가는가?
비밀스레 감춰졌던 날개가
마침내
펴지는... 순간인가?
# 지담의 책과 글, 사유의 놀이터에 초대합니다.
https://cafe.naver.com/joowonw
[지담연재]
월 5:00a.m. [짧은 깊이]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목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금 5:00a.m. [나는 시골에 삽니다.]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