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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내림 소리

'역할'에 대하여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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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적으로 하늘을 자주 바라본다.


갈망에 대한 갈구가 간절할 때,

자유에의 추구로 저 위의 손길이 필요할 때,

자만과 겸손 사이 내 심정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벅찬 가슴에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올 때,

부족한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이유가 절실하게 알고플 때,

현상에 체념하며 예정된 조화에 순응할 때,

아픈 가슴 풀어낼 곳 없어 가슴으로 눈물지을 때...


하늘은

내 모든 비밀과 신비를 품은

나의 신앙이자

어머니의 자궁이며

본성의 자아이다.


스크린샷 2025-09-26 201119.png 지난 겨울, 마당에서 만난 빛내림


빛내림.

하늘과 나 사이 구름이 장막을 치면

하늘은 빛으로 내게 존재를 드러낸다.


그 때...

들리는 소리...


스크린샷 2025-09-26 201212.png 지난 겨울, 집앞에서 만난 빛내림


구름에 가려진 내가 보이지 않았느냐?

내 여기 있으니 두려워말고 걸어라.

네가 준비되면 나는 너의 믿음대로 네게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주)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존재는 네게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존재한다.

강렬하게 널 향해 내 의지 붓고 있으니


너 또한 그러해야 하리라.

너의 깊은 곳으로부터의 심광(深光)을,

너의 맑은 곳으로부터의 혼광(魂光)을,

네 정수리로부터 내게로 비춰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하지 않으면

나의 강렬함이 너를 땅에 뉘일 것이며

나 또한 너의 허약함으로 밝음을 잃을 것이다.


나와 너는 하나다.

하나여야 전체다.

전체여야 연결이다.


그러니 불안해 말고 나를 도와라.

그러니 의심없이 나도 널 향한다.

그러니 분절없이 우리는 하나다.


스크린샷 2025-09-26 201232.png 며칠 전 집앞에서 만난 빛내림


구름에 가려진 내가 보이지 않는다 고개저으며 찾지 말고

구름이 날 가렸다 고개 떨구며 좌절 말고

땅위에 너 혼자라 고개 흔들며 눈물 흘리지 마라.


내 의도는 너를 통해 전해지리라.

내 의지는 너를 통해 구현되리라.

내 모습은 너를 통해 말이 되리라.


내 의도된 의지와 모습.

그 것이

너의 '역할'이다.


현실에서 행하는 정신과 신체활동.

지금 이 순간 네가 해야 할 몫.

바로 네가 지금 마땅히 해내려는 그 '역할'이

나의 뜻이며 조화를 위해 내가 명한 네 몫이다.


네 의지를 꺾어버리는 나의 내밀한 설계,

네 자유를 스스로 구속케하는 나의 자정작용.

네 고통을 가치롭게 변화시키는 예정된 조화.

너의 '역할'이 품은 의미란

바로 그런 것이다.


너는 장차 그렇게 될 모습처럼 성스럽다.

네가 준비되자마자 나는 나를 네게 쏟아부을 것이다(주).


스크린샷 2023-12-26 190145.png

주> 너는 장차 그렇게 될 모습처럼 성스럽다.

그대가 준비되자마자 신께서는 자신을 그대안에 쏟아붓게 될 것이다.

- 올더스헉슬리(영원의 철학, 김영사)의 문장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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