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J.K.에게
# 이 글은 함께 인문학 공부를 한 지 1년이 지난 저의 동반자인 그녀에게 얻은 큰 배움을 적은 글입니다. 이 글이 그 분께 선물이길 바라며 진심을 전합니다.
당신의 소리는 언어를 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당신의 소리는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그거지요? 그래서, 이게 이렇게 되는 거 맞나?
아닌가? 그게... 그러니까. 그런 거 맞지요? 잘 모르겠어요.
뭐, 그냥... 그냥 모르겠는데 그래 하면 될 것 같아요.
맞아. 그런거죠. 안 그래요?(눈시울 붉어지고)"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당신의 언어야말로
진정한 언어였음을 이제 압니다.
당신이 말을 잘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 당신을 담으려 했던 저의 부족함을 봤습니다.
당신은 소리가 아니라
향기로 늘 제게 말합니다.
당신의 향기는 당신의 존재를 담았고,
당신의 존재는 당신의 정체를,
정체는 결코 '말이 전하는 소리'만으로 닿지 않음도 알게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이 진리를 알 수 없었을 겁니다.
당신을 통해 나는,
'소리'가 아닌 '표현'을 알게 됐습니다.
말 잘 하는 사람에게 똑똑함이 들린다면
당신의 소리에선 진솔함이 전해집니다.
눈빛으로, 호흡으로,
얼굴의 근육과
언어를 찾지 못해 당황한 채 올라간 손과
뒤로 젖혔다 앞으로 숙였다 흔들리는 몸짓에서
당신은,
언어가 자신을 담는다는 것이,
소통이란 언어너머 무엇을 전해야 하는 것인지를,
그리고
이해시키려고도, 이해받으려고도 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모두의 이해를 품는다는 것을
제게 알려줍니다.
똑똑하게 말 잘 하는 사람과는 달리
눅진한 당신의 태도로부터 드러난, 말 못하는 당신에게선
향기가 풍기고
진솔함이 느껴지고
가슴에 공명이 일어나
목이 메이고 눈시울이 촉촉해지나 봅니다.
귀한 배움을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래서, 바라건데...
당신은 계속 이렇게 머물러 주십시오.
소리가 아닌 호흡으로 전해 주십시오.
단어가 아닌 몸짓으로 알려 주십시오.
아는 것이 아닌 모른다 말해 주십시오.
앎이 아닌 삶으로 보여 주십시오.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당신...
이런 소리야말로
진정한 언어임을 알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모르는 게 뭔지도 모르는' 저를,
계속...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에게서
진짜의 향기를 더 오래...
전해받고 싶습니다...
- 2026/1/25, 일요일 아침, 9시 48분.
당신이 보여준 어눌함의 참다운 미학에 감사하며,
지담 드림 -
https://cafe.naver.com/joowonw/12681
[지담연재]
월 5:00a.m. [짧은 깊이]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필사 - 사유의 손끝에 철학을 품다]
목 5:00a.m. [영혼의 노래]
금 5:00a.m. [나는 시골이 좋습니다.]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영혼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