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머리 속에 갇혀 있었다.
손톱은 치아 사이에서 물어 뜯기고 있었고
머릿속은 글의 엉킨 구조에 잡혀 있었다.
순간, 놀랐다.
서둘러 날 멈췄다.
곧장 펜을 들었다.
머릿속 사유를 글로 꺼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유에 혼을 빼앗긴 날 혼내기 위해서다.
잘 쓰려는 의도를 품었다.
글은 안에서 밀려나와야 한다.
흘러야 한다.
손은 그 흐름을 내보내면 된다.
머리는 나중에 와도 늦지 않다.
글은 '생각'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지 않는다.
글이 나를 통과한다.
그렇게 세상에 내보내면
세상이 글을 키우고 어디론가 쓰이도록 보낸다.
사유의 흐름을 내버려두지 않고
그 사이에 생각이 개입하는 순간,
글은 흐름을 멈추고 단장을 시작한다.
아뿔싸...
나는 아직 발아를 시작하지도 않는 글의 씨앗을 붙잡고
옷을 입히고, 깎고, 주무르고 있었다.
글에 탐이 묻는 순간,
글이 미워지고
글은 나를 떠난다.
2026. 3. 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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