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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Mar 20. 2023

'지혜는 학습 가능'하다.
SSWB 모델의 실천사례 1

공부 못(안)하는 자녀를 둔 부모 필독!-19탄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408

4주 전 말씀드린대로 몇편에 걸쳐서 여러분에게 자녀를 지혜롭게 키우기 위해 부모에게 꼭 필요한 지식의 기본이 되는 이론 몇가지를 소개해드릴 것입니다. 지혜균형이론(A Balance Theory of Wisdom)과 SSWB 모델, DIKW모델인데요.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SSWB모델'을 설명드릴 것입니다. 혹시 지난 시간 글들을 아직 읽지 못하신 분은 매거진을 클릭하시어 차례대로 읽으신 후 오늘 글을 읽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지난 주에 4분면의 개념과 선순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준입니다. 모든 과정에서 매 순간 갈등에 부딪히게 마련인데요. 이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이들의 파난기준은 바로 '옮음', 즉, '선(善, right)'입니다. 다시 말해 '윤리적 설찰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가령 이런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함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인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판단인가,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나를 성장시키는 것인지 등 사회보편적으로 '옳은 판단'을 지속적으로 해내면서, 불편하고 낯설고 어색하고 두렵지만 행동으로 옮겨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소소한 판단과 선으로의 향함이 전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죠. 반대로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죠. 특히 제 연구대상이었던 기업의 오너들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너무 많이 접해서 압니다. 가습기살균제가 그랬고, 먹거리로 장난치는 기업을 통해서도 우리는 책임자의 옳지 않은 판단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곤궁에 빠뜨렸는지 너무나 잘 압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바대로 '이기가 이타'가 되어야 하는데 이기가 말 그대로 이기밖에 안되는. 아니, 스스로도 자멸로 이끄는. 


이렇게 하나의 작은 경험이 쌓여 옳은 결정이 내려지면 다시 또 순환이 이어지는 것이 SSWB 모델인데요. 지식은 유한하지만 지혜는 무한하답니다. 따라서, 선순환으로 자신의 인생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지요. 


자, 그렇다면 이 모델을 어떻게 실천으로 접목시킬 것인가? 저의 경우를 사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의 경우도 매 순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결정을 만들어가려고 하는데요. 저의 아들이 2019년 6월 미국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유학이라는 변수가 제 인생에 등장한 것인지요. 아주 당황했습니다. 유학을 예정하고 준비한 것도 아닌, 정말 무엇이 이끄는 힘? 처럼 그렇게 느닷없는 변수로 제 인생에 등장한 아들의 유학을 결정짓는 데에 있어 SSWB 모델을 적용하여 결정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유독 환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곤충, 벌레, 동물, 파충류 등등이요. 하루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아들 손에 휴지와 과자 봉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하교길의 길거리 휴지를 다 주워온 것이죠. 어떤 날에는 급하게 아들에게 전화가 와 달려가 보니 아들 손에 까만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뭔가 꿈틀대는 것도 같았구요. 얘기를 들어보니, 길거리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피를 흘리고 있는데 그걸 보고는 근처 부동산으로 들어가 비닐봉지 하나를 얻고 저에게 전화를 건 후 비둘기를 봉지에 담아 안고 있었던거죠. 또 놀이터에서 화가 잔뜩 나서 들어온 아들은 '나 이제 쟤네들이랑 안놀아, 그리고 저 아줌마들도 이상해!'하고 소리치는 겁니다. 아들성격이 워낙 순한 편이라 저는 많이 놀랐었는데 이야기인 즉슨, 친구들이 잠자리를 잡아다 꼬리를 떼고 날리더라는 겁니다. 그걸 못하게 막았더니 그 친구의 엄마는 오히려 자기를 혼내더라고. 


여하튼 이런 일들이 많았던 저로서는 아들의 이러한 강점을 살려주려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생명다양성재단'활동이었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라 불리는 유명한 제인구달박사님이 글로벌리더시고 국내는 최재천박사님이 리더시죠. 그 모임이 있는 날은 학교를 결석하고 참석할 정도로 아들은 생명과 관련된 활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2년에 한번 한국을 방문하시던 제인구달 박사님이 오시는 날은 초대되어 정말 가족같은 만남이 이뤄지는데 제가 당시(2018년) 제 카페에 사진을 올려둔 것이 있더라구요. 잠시 구경다녀오시지요.

https://cafe.naver.com/joowonw/35


여하튼 이러한 아들이었기에 공부를 했겠습니까?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을뿐더러, 엄마인 저는 아이의 성적표를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의 교육방식과 아들의 성향을 잘 아는 한 지인께서 '스스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유학을 권했던 것입니다. 사실, 풀어놓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는 데 열중인 아들을 하루종일 학교와 공부에 매어있게 하고 싶은 맘이 전혀 없었던 저는 귀가 솔깃했지요. 


아들의 유학이야기는 차차 더 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중학교 졸업을 앞둔 아이에게 유학이라는 변수이자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과연 내가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었을가. 제겐 난제였습니다. 이 난제 앞에서 엄마인 저는 어떤 선택을 어떤 근거로 선택할 용기를 얻었는지 SSWB 모델의 4단계 매커니즘에 입각해서 다음 주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마 저희 아들이 파충류나 양서류 등에 대해 대충 좋아했더라면 저는 아마도 유학을 보내지 않았을거예요. 경제적인 이유나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 또한 유학에서 실패한 여러 사례들을 들먹이며 중졸 아들의 유학은 전혀 고려하고 않았을 겁니다. 제가 아들에게 쓴 편지가 있는데(아래 링크참조) 이 글을 읽어봐주세요. 제가 과연 선한, 옳음을 기준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했는지 당시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되실거예요. 


경제적으로, 경험적으로 큰 난제였던 유학이라는 변수 앞에서 어떻게 이 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때의 판단이 지금 얼마나 다행이라 여기는지, 아마 SSWB 모델에 근거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판단했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아들의 삶이 펼쳐졌겠지만 지금 대학생이 된 아들의 유학생활은 너무나 근사하거든요.  


다음 주 19편에서 큰 결정 앞에서 SSWB 모델을 어떻게 적용시켰는지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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