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이타다 5
본 글은 매거진 '어떻게 살 것인가'의 1편부터 연이어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리며
본 글은 '2장, 해체, 그리고 맥'의 1. 이기는 이타다. 마지막 글입니다.
사람은 ’투자‘의 질과 양에 따라 비슷한 수준끼리 모인다. 자신의 성장에 대가를 지불하고, 그것도 많이 지불하는 사람들의 질적수준은 다르다. 나의 경우엔 2008년 코칭을 배우는 데에 3천여만원을 투자(이는 나에 대해 조금만 알아봐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니 구구절절 거론은 생략하겠다만 돈이 많아서도,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도, 더군다나 허영에 차서도 아니었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겼다는 것 외엔 달리 이유가 없었다. 당시 연년생의, 학교도 다니지 않던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가 그만한 돈과 시간을 투자했을 때는 여유있어서가 아니라 지금 투자해야 여유있는 삶이 주어질 것을 믿었으니까였다.)했을 정도이니 그 곳에서 만난 이들이 얼마나 멋진 사고와 지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는지 알만할 것이다. 설마 이 글을 읽는 독자중 누군가라도 돈=의식수준이라고 착각이나 오해를 하고 읽지는 않을 것이 믿는다. 이러한 글을 읽는 이들이라면 글에서 비치는 작가의 의도나 의식정도는 충분히 파악하고 해석할 능력은 지녔다고 판단되니까.
여하튼 이러한 이유로 현재의 자조모임을 유료화시고 그 때부터 만나는 이들은 달랐다.
성장에 대한 욕구,
자신에 대한 사랑,
타인에 대한 이해,
의식수준의 깊이,
추구하는 가치의 숭고함.
삶의 결이 같은 이들이 함께 읽고 함께 쓰고 함께 나누며 함께 ’선‘을 향해 서로를 지지하며 자기 인생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임. 이들 가운데 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행운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감히 말하겠다.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는 자,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는 자, 자신을 먼저 키우기로 작정한 자, 오로지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자기 내면으로 눈을 돌려 그 속의 수천개의 빛깔을 감지하는 자, 외부세상에 대한 신성한 무관심과 자아에 대한 무한한 기대를 품은 자아야말로 진정한 이기의 의미를 아는 자아(自我)이며 이러한 자는 자신만의 탁월함으로 세상이 자신을 서게 할, 자신만의 위치에 정직하고 타당한 모습으로 서 있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모습으로 자기 자신으로써 세상에 서 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거대한 시너지가 일어날 것인가?
우주가 세상을 바라볼 때 이 독특한 생명들이 조화를 이룬 다양성으로 얼마나 더 멋들어진 세상을 만들 계획을 세우겠는가?
신이 세상을 창조하며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 아니겠는가?
감히 신의 시선을 들먹거리는 것이 주제넘는 짓이겠지만
개개인의 독특하고 탁월한, 그러니까 본성적으로 타고나 드러난 개성이야말로 전체의 일체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각자 자기의 일을 해나가라. 자기 개인의 일을 하는 자는 ’율법‘도 ’예언‘도 성취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거대한 ’업‘에 힘을 기울여 천사를 기쁘게 한다(주1). 각 개체의 성장은 전체를 이로운 방향으로 증진시키는 가장 근원의 힘이다.
’나‘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 유일하다.
유일한 것은 귀하다.
귀한 것은 소중하다.
소중한 것은 가치있다.
바로 ’나‘라는 생명이 그런 존재다.
나이만 남기고 떠나는, 그런 인생의 주인공이면 곤란하다.
이런 이유로 이기는 곧 이타이다.
나는 곧 전체인 것이다.
세계가 광채를 더하고 폭을 갖기 위하여 주로 기도할 것은 사람을 조성하는 일이다.
그 재료는 땅 위에 뿌려져 있다.
한 사람의 사적인 생활은 역사상 어떤 왕국보다 더욱 광채있는 왕국이 되고
그 적에게는 더욱 가공할, 그 친구들에 대한 감화에선 더욱 상쾌하고 청랑(淸郞)한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올바르게 보면 만인이 하나하나 독특한 본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우선 하나, 그 다음엔 둘, 이렇게 우리는 모든 물통을 말린다.
이리하여 이러한 일체를 자기 것으로 하여 한층 커지자,
우리는 한층 좋고 한층 풍부한 식물(食物)을 요구한다.
우리를 늘 먹여줄 수 있는 사람은 일찍이 생존했던 일이 없다.
- 에머슨 수상록(주2)
==>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주1> 아미엘 일기,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민희식 역, 2003, 범우
주2> 에머슨수상록, 랄프왈도에머슨, 이창배 역, 1984, 서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