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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Sep 14. 2022

부(富), 그 사유와 실천11

꽃길만 걸어라?

* 본 글 '부, 그 사유와 실천'은 현재 '글로벌경제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지담의 컬럼입니다.


꽃길만 걸어라. 

결론부터 말하면, 안타깝지만 ‘그럴 수는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행운을 빌 때 꽃길만 걸으라고 응원한다. 나 역시 어찌 됐든 내 자식은 꽃길만 걷게 하고 싶다. 그런데 꽃길만 걸으라는 짧은 경구의 속내를 우리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랄프왈도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사회전체, 자연계와 기계력 모두에서 양극성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이를 ’보상의 법칙‘으로 개념화하였다. ‘사회는 결코 진보하지 않는다. 다른 한 편에서 하나를 얻으면 그만큼 빨리 무언가가 퇴보한다. 사회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중략) 무언가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기 마련이다.(중략) 양극성, 곧 작용과 반작용은 우리가 항상 접하는 자연계 곳곳에 있다. 어둠과 빛에서, 차가움과 뜨거움에서, 바닷물의 미세기에서, 남성과 여성에서, 동식물의 들숨과 날숨에서, (중략) 바늘 한 끝에 자기(磁氣)를 가하여 보라. 반드시 상반되는 자기가 반대편 끝에서 일어난다. 만일 남쪽이 끌면 북쪽이 반발한다. 이 쪽을 텅 비게 하자면 저쪽을 응축시켜야 한다. (중략) 하나하나의 사물은 그것이 절반이고, 그 절반을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절반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수상록에서 발췌)


이러한 양극성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사는 내 삶의 근간이 되는 중용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우리가 관념론이라 인식하는 것들은 과학자들이 말하는 ‘객관적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명제’이기에 ‘진리(眞理)라고 할 수 있다.


하나를 얻으려면 먼저 잃어야 하고

고통없이는 성장은 없으며

보이는 실제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이면이 담겨 있다.


변화란,

’지금의 나‘가 ’새로운 나‘로 등극되는 것이다. 

그러니 경험해보지 않고 실제 보지 못한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매순간 고군분투하며 변화를 위해 도전한다. 도전은 해보지 않은 것이기에 어렵고 힘들고 하기 싫고 두렵다. 그 고통을 반복한 자만이 ’변화‘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즉, 지금 보지 못하는 ’새로운 나‘로의 변화는 지금 볼 수 있는 ’지금의 나‘를 만지고 다듬어야 가능한 것. 


’새로운 나‘의 관점에서 다시 보면, ’지금의 나‘를 직시하고 그것을 깨고 다듬어야만 가질 수 있는, 분명 가질 수 있는 ’성장한 나‘이다. ’새로운 나‘가 꽃길이라면 ’지금의 나‘는 흙길이다.보이는 꽃길을 걷기 위해서는 공중부양을 하지 않는 이상 흙길을 걸어야만 가능하다.


분명, 꽃길은 돈도 많고 아프지 않고 좋은 일만 가득한 길이다. 기품이 동반되지 않은 부자는 부자라고 할 수 없다. 돈을 잘 버는 것보다 그것을 불리고 나누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 ’진정한 부자‘란 막대한 재산을 쌓아놓고 부러움을 받는 자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일을 나눠주고 인류를 위해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이가 진정한 부자이고 그가 걷는 길이 꽃길이다.


꽃길을 걷다 보면 흙을 밟아야만 하고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어떤 생명을 밟아 죽이기도 하고, 진흙탕에 빠지기도 하고 다리 수십 개 달린 벌레를 만나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느닷없이 출몰한 벌에 쫒기기도 한다.


성공은 세상의 법칙에 딱 달라붙어서 가는 법. 돈은 정신이 물질화된 것이기에 정신을 개선하는 것에 우리는 투자해야 한다. 마치 농부가 씨를 부리고 수확을 거두는 과정처럼 말이다. 정성과 인내와 쓴맛을 겪어내는 의지가 동반되지 않고는 10원의 소중함을 알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서 ’부(富)‘는 정신적이고 윤리적인 근간을 딛고 얻을 수 있는 보상이다. 


내가, 내 아이들이 꽃길만 걷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그들에게 ’흙길‘을 밟으며 만나는 모든 것들을 이겨내야만 하는 정신에 질서를 잡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만 한다.


명심하자.

꽃길은 곧 흙길이다.

내가 원하는 ’꽃길‘은 흙을 밞지 않고서는 갈 수 없다.



https://www.ge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8326


출처 : 글로벌경제신문(http://www.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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