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일기 by 오자까야
산책을 하러 밖으로 나왔다.
혹시나 해서 우산을 챙겨나왔는데,
비가 생각보다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갈까? 조금만 더 가볼까?
고민하고 있는 차에 내 옆을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조금만 더 걸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내앞에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그 사람은 내가 늘 산책길에서 목표삼아 가던길에 다다르기 전에 다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서는 그 사람을 보고 순간, 나도 돌아갈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을 보니 생각보다 빗속에서 걷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들에게 힘을 얻어(?) 나도 내가 가야 할 곳까지 가보기로 했다.
비 좀 맞으면 어떠하랴?
옷을 적시기 밖에 더 하겠나?
요즘 최애로 꽂혀있는 찰리푸스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지점에 와있었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나는.. 참 많은 핑계를 대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사소한 방해물 따위에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과 다르게
나는.. 사소한 방해물 하나에도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찾아서
나에게 맞지 않아. 난 할 수 없어. 그건 너무 힘들것 같아.. 라는 약한 소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동안 나의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나의 체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
빗속을 뚫고도, 새벽 어둠을 뚫고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나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어쩌면 나는 너무 많이 겁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겪어보지 않은 두려움에 대한 상상만으로 나를 가둬두고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겁내지 말자.
나는... 혼자가 아니다.
비록 나와 가는 길과 목표가 다를지라도
나와 함께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겁내지 말고 나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