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과 친해지기] 결벽증

나도 그만하고 싶었다, 청소

by 네기

원래도 깔끔한 성격이어서 뭐든 제자리에 놔두어야 하고,

매일 돌돌이로 자취방의 머리카락과 먼지를 없애는 것이 나의 루틴 중 하나였다.

그런데 대학에 가고 나서부터 그 증상이 훨씬 더 심해졌다.


#빌어먹을 미라클 모닝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원인은 미라클 모닝이었던 것 같다.

한참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미라클 모닝이라는 게 유행했다. 당시 나는 스스로가 아침형 인간이라 자부하고 있었고 중고등학교 때부터 6시에 기상하였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시간을 단지 2시간가량 앞당기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번 4시 반에 기상하여 5시에 헬스장에 가고 7시쯤 집에 돌아와 아침공부를 하고 아침을 챙겨 먹고 첫 수업에 가곤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거나 내가 생각한 일들을 아침에 모두 해내지 못하면 그날 하루는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는 결벽반응으로 나타났다.

매일 방 위에서부터 먼지를 털면서 내려와 침대 아래, 장롱 아래까지 들어내 손걸레질을 하는 것으로 청소를 끝내야만 만족이 되었다. 화장실 청소도 샤워 전 루틴처럼 해야만 했다. 하루에 청소만 2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투자해야 했고 나조차도 너무 하기 싫었지만 해야만 불안함이 해소되었다.

미라클 모닝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며 내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한 것인데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뭐든 나에게 맞는 방법이 있고 다른 사람이 성공한 방법을 나에게 적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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