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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다의 냄새가 짠 이유

by 어린길잡이
img.png 선장은 근심이 많다, 기대를 받지만 자신도 두렵기에




선원은 선장을 동경한다

망망대해에서

훌륭한 뱃길을 찾아

올곧게 나아가는 모습은

지고의 이상이기에


배가 당차게 나아갈 적이면

힘찬 항적의 꼬리는

새하얗게 살랑거리며

배를 더욱 나아가게 한다


그러나 선장은 주춤거리기도 한다

암실에 갇힌 것처럼 어두운 밤의 항해

망설여지는 뱃길에 의심을 삼킨다

항적의 꼬리는 축 쳐진다


도선사는 선장에게 알린다

전방에 암초지대가 있으니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오기를 요망한다


저 멀리

아득한 등대의 불빛이

몸을 빙빙 돌리며

항적을 깨운다


항적은 철썩철썩 짖으며

네 다리를 교차하며 뛰어간다

하룻강아지는 겁이 없다


무능력했던 선장들의 눈물로 젖은 바다

망설임이 녹아들고

도움의 손길이 바다를 쬐어

우리의 바다는 걸쭉한 국이 됐다

그래서 바다의 냄새는 짜다


짠내 나는 바다

난 그 냄새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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