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은 '의미부여쟁이'들
거문고는 명주실로 만든 줄이 여섯 개다. 오른손에 ‘술대’라는 작은 대나무 막대로 줄을 튕겨 소리를 내다보니, 줄이 닳아서 종종 끊어진다. 줄은 실타래처럼 감아 놓았다가, 끊어지면 풀어서 쓴다. 다 쓰면 새 줄을 사야 하는데, 그때마다 줄의 이름을 말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강사 선생님께서 사다 주셨는데, 이번엔 내가 직접 가보려고 한다. 아차, “어... 그거 다섯 번째 줄 주세요”라고 하기엔 너무 없어 보이잖은가. 그래서 이름을 알아보았다.
거문고의 여섯 줄(현)은 각각 이름이 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바이올린이나 첼로에도 줄 이름이 있을까? 거문고는 연주자에게 가까운 줄(현)부터 차례로 문현, 유현, 대현, 괘상청, 괘하청, 무현으로 불린다. 조선시대(1620년) 이득윤이 쓴 거문고 악보 ‘현금동문유기’에, 거문고 줄 이름 위에 문(문현), 신(유현), 군(대현), 민(괘상청), 만사만물수화(괘하청), 무(무현)라고 줄의 의미가 표기되어 있다고 한다.
그 뜻은 공직자들이 일을 함에 있어 철학(문)에 근거에, 신하(신)와 군주(군)가 열심히 일하고, 의견을 명분에 맞게 조율하여, 백성(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면(만사문물수화), 마침내 힘(무)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바이올린은 네 개의 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높은음부터 낮은음 순서로 E(솔), A(라), D(미), G(솔) 현이다. 현의 별명이 전해지지 않았을 수 있겠지만, 그 의미가 부여되지 않아서일까. 우리 선조들은 참 ‘의미부여쟁이’ 였던 것 같다. 거문고가 선비의 악기라고 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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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3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