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까마귀 늑대 코끼리 고릴라의 죽음의 현장을 보여준다
물론 첫 장에는 응급실에 실려가는 인간의 그림이 나온다
인간도 동물인지라 동물들의 장례식에서 한 페이지를 차지했다
돌고래도 친구를 살리려 안감힘을 쓰다가 마지막 모습을 함께하고 까마귀도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모두들 모여들어 조용하게 죽음을 애도한다. 인간이 무섭고 두려워하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친구의 슬픔을 애도하는 울음소리일 수도 있다.
코끼리는 친구의 주검을 코로 만져주고 죽음의 순간에 함께하며 그들만이 아는 장소에 무덤을 마련한다
고릴라도 마지막 가는 친구와 밤새 함께하며 한 명씩 친구의 얼굴을 마주하며 보낸다
사람들도 마지막 가시는 분을 애도하고 슬프기 한량없지만 또다시 새로운 날이 오고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엄마의 장례식을 생각했고 나의 장례식을 상상했다
엄마는 병자성사를 받으시고 성체를 모신 후
우리들 품에 안겨 눈을 감으셨다
딱 3주간 바깥출입을 못하시고 이틀정도 식탁에 함께 하지 못하셨다. 아버지께서 느낌이 있으셨던지 병원에는 가지 말자고 하셨다.
24시간 쉬지 않고 교대로 엄마 곁을 지키며 성가를 불러드렸다. 혹여 마지막 모습을 못 본 형제들 손주들 다 모여들고 함께 기도하는 과정에 숨을 거두셨다
깨끗하고 예쁜 한복으로 갈아입힌 후 장례식장으로 이동하였다
편안하게 가시는 모습에 우리도 슬픔보다는 주님 곁으로 가시는 엄마를 기쁨으로 이별할 수 있었다
이종철신부님께서 어머님이 돌아가신 직후 바로 지으셨던 곡이다. 신부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연도, 입관, 하관 때 산소에 가서도 제사 때도 이 성가를 빼놓지 않고 부른다
'주여 당신 종이 여기 왔나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여기 왔나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
주님의 부르심에 오롯이 왔나이다
하얀 소복 차려 여기 왔나이다
한평생 주님 함께 살고파 여기 왔나이다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뉘어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주소서
주여 당신 품 안에 저를 받아주소서
내 쉴 곳 주님의 품
영원히 잠드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면 천사들과 함께 계신 엄마를 보게 된다. 다행히 엄마는 풍광 좋은 팔당댐 위 소묘원에 평장으로 모셔져 있다. 덕분에 양평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우리들의 산책 코스가 된다.
나의 장례식을 미리 본다. 엄마의 장례식처럼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희망사항은 내 발로 걸어 다닐 때까지만 사는 것이다 꼭! 건강하게 관리하여 장기기증을 원한다. 건강관리를 잘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후연명은 절대거부.
가톨릭예식으로 진행되리라. 내가 좋아하는 성가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기도소리가 들린다.
손주들과 아들 며느리들이 부산 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시간이었으면 더 좋겠다.
나의 자리는 이미 마련되어 있으니 단지 엄마와 다른 점은 엄마의 유골은 한지에 쌓아서 바로 흙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평장이기에 가능하다. 나는 납골당(천주교묘지)이기에 도자기에 들어가야 함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50년은 그렇게 보관되었다가 그 뒤로 내놓는다 한다.
사후까지 이러쿵저러쿵 부질없는 일을 생각하는 나를 또 한 번 질책하며 바라본다.
위령성월인 11월이면 천주교묘지를 찾아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위령기도를 하며 나의 자리를 바라본다.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진리만은 항상 새기며 살아가리라
'사람아 ,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생각하여라'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어주시는 신부님의 말씀처럼 회개와 기도와 나눔으로 이 사순시기를 유익하게 보내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