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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사 May 23. 2022

에티켓과 매너 사이 그리고 배움의 기회

라디오를 들으며 드는 생각

아침에 항상 라디오를 들으면서 학교로 출근을 한다. 그때 자주 듣게 되는 캠페인이 있다. 공원에 산책하는 커플에 한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부딪혀 커피를 쏟아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그때 요즘 방송에 많이 등장하시는 심리학 박사님께서 우리에게 코멘트한다. “ 아이의 서투름에 너그럽게 괜찮아 라고 말해주세요그리고 또 말씀하신다. ”아이는 키가 작아 시야가 좁아요 성장 중인 아이니까 너그럽게 봐주세요 아이를 배려하는 작은 실천 애티켓, 함께 하는 당신이 멋져요!“

항상 라디오에서 들으면서 공익광고이니까 맞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다가도 마음 한 켠에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피해를 당하는 어른들은 그냥 어린 아이의 실수이기 때문에 참고 모른 척 봐줘야 하는 것이 에티켓인가? 그리고 아이의 작은 실수를 그냥 봐주는 것이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방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교사의 직업병이자 꼰대 마인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에티켓과 매너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에티켓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예절이라고 말한다. 매너라는 단어는 고삐를 쥐다라는 뜻으로 예의범절에 가까운 뜻 같다. 다시 정리하면 에티켓은 사람들 사이에서 트러블 없이 살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 규범이고 매너는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가지면 좋을 행동습관이다.

즉 매너는 좋고 나쁜 것이 있는 것이고 에티켓은 나라마다 있고 없고가 존재하는 것이다 .


달려오는 애가 커플에게 부딪혀 커피를 쏟았다면, 애 부모가 먼저 그 커플에서 사과하고 피해본 부분에 대해 보상할 것을 약속하고 아이에게 피해당한 어른에게 정중히 사과하도록 명령하는 것이 에티켓일 것이다. 그리고 피해당한 커플이 그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매너일 것이다. 에티켓과 매너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나 왜곡되면 오히려 아이에게 중요한 가르침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캡처

또 다른 예로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데 주변에 있던 아이가 울거나 때를 쓰는 모습을 부모가 그냥 놔두고 있을 때가 있다. 나는 그 아이의 우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상대편 부모는 아이는 원래 그렇게 자라는 거잖아 아이에 대해 너그럽게 대해줘 라는 식의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것이 정말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그 아이는 그때 무슨 생각을 할까? 제어되지 않는 자유는 방종으로 빠지기 쉽다. 왜냐하면 그 사회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선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나 공동체 안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을 가르쳐주는 것이 책임이자 에티켓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음식점 안에서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고 그것이 잘 안 되면 음식점 밖으로 나가는 것이 에티켓이다. 공공장소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부모에게 필요한 에티켓이 아닐까? 그리고 아이가 에티켓을 적절히 알고 행동했을 때 그 아이의 사과를 따뜻하게 수용해주고 미소를 보내주는 것이 어른들의 매너가 아닐까? 싶다.

     

과거  권위주의적 시대에 어른들은 아이들을 억압하고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교육 문화가 강했다. 그에 따른 많은 피해와 상처가 있다. 그렇게 피해와 상처를 입은 세대가 이제 부모 세대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내 자식은 그렇게 키우지 않고 자유롭고 혼나지 않게 키우려는 반작용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리고 시대 역시 변하여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게 사회에서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자유로움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어른들도 생기고 있다. 아이들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돌아보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 이제는 진정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도 든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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