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우리동네 최고의 정보기관

by 아까그놈

우리 아파트 현관 옆에 있는 쓰레기통은 사실 이 구역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다. 사람들은 비밀이라며 속삭이지만, 정작 본인의 가장 솔직한 증거물은 다 이 친구 입속에 처박아두기 때문이다.


오늘도 쓰레기통은 301호 백설공주의 봉투를 분석하며 혀를 찼다.
"어제는 교촌 치킨이더니, 오늘은 족발에, 삼겹살이네 ? 거울이랑 신나게 한바탕했나 보군." (백설공주와 사과편 참고)


쓰레기통의 정보 수집 능력은 국정원급이다. 배달 전단지의 종류를 보면 그 집의 경제 상황을 알고, 쏟아져 나오는 맥주 캔의 개수를 보면 어제 그 집의 분위기를 짐작한다.

가끔 누군가 몰래 버린 연애편지 조각을 씹으며 "에휴, 이 녀석 또 차였네"라고 혀를 차기도 한다.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보며 '더럽다'고 피하지만, 사실 쓰레기통만큼 인간의 치열한 삶을 묵묵히 들어주는 존재도 없다.


비워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간들이 버리고 간 미련, 후회, 그리고 어젯밤의 흔적들을 쓰레기통은 묵묵히 제 몸속에 담아 '비움의 미학'을 실천한다.


오늘도 쓰레기통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배를 두드리며 생각한다.
"인생 뭐 있어? 꽉 차면 비우고, 또 내일의 고민을 받아주는 거지.

자, 다음 손님(쓰레기) 들어오세요!"


[오늘의 의미]
쓰레기통은 비워져야 다시 채울 수 있듯, 우리 마음속 찌꺼기도 오늘 밤 쓰레기통에 다 던져버리세요. 내일은 더 깨끗한 희망찬 하루가 기다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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