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느라 밤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른인 나조차도 좋아하는 일 앞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잊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조금 다른 일이 일어났다.
“엄마, 나 오늘 6시에 일어났어.”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아이를 바라보았다.
깨워도 쉽게 일어나지 않던 아이가
스스로 일어난 아침이라니.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더 자지.”
아이의 대답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했다.
본인이 그토록 좋아하던 발레를 할 때는
누가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나던 아이였다.
하지만 발레를 그만둔 이후, 아이는 한동안
조금은 길을 잃은 듯 보였다.
아침은 무거워졌고, 마음도 함께 느려졌다.
나는 그 시간을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아이가 오늘, 스스로 일어나 책을 펼쳤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닌,
오롯이 자기 마음으로.
아직은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어도 괜찮다.
지금 막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마음은 아이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가장 단단한 시작이니까.
물론, 오늘 하루일 수도 있다.
내일은 다시 늦잠을 잘 수도 있고,
며칠 후에는 또 흐트러질 수도 있다.
아이의 마음은 늘 그렇게 흔들리며 자라니까.
그래도 나는 안다.
오늘 이 하루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는 이미 자기 안에서 무언가를 시작했다는 것을.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마음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아이는,
언젠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오늘은 점수도, 결과도 아닌
이 작은 시작을 조용히, 그리고 깊이 축하해주고 싶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아이가
결국은 자기 삶을 끝까지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