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딸의 말에, 의문의 3패를 당했습니다.
올해 중1인 딸은~
겨울방학 내내 발레에만 집중했습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꼬박 3개월을
학원과 레슨만 했죠.
그렇게 3월이 돼서 학교를 가고
학업과 발레를 병행하려니 힘들었겠죠?
다행히 다른 관목은 무난했지만~
문제는...'수학'이었습니다.
엄마가 수학선생님인데~
우리 딸은 1학기 수행평가에서
반타작도 했네요.
1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딸이 말합니다.
“엄마… 나 2학기 수학이 좀 걱정돼.”
순간, 반가웠습니다.
스스로 불안을 인식하고 표현할 줄 안다는 건
이미 성장의 시작이니까요.
그래서 딸과 2학기 수학에 대한 계획과
1학기 복습 계획~
그리고 수학 공부 방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그런데... 며칠 뒤~
딸 : "엄마, 나 학교 수학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어.
수학 공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냐고."
나 : "그.... 그래? 잘했네. 선생님과 상담하고 와서 이야기해 줘."
딸 : "응. 선생님이 이렇게 상담 요청하는 아이들이 좋데.
그래서 내가 공부했던 것들 다 챙겨 오라셨어."
나 : "응. 가서 꼼꼼히 질문하고, 상담 잘하고 와."
그렇게 딸은 학교 수학 선생님과 상담을 했지요.
다녀와서 딸은 신이 나서 이야기합니다.
딸: "엄마, 수학 선생님이 상담을 시작할 때 물어보더라고."
나: " 뭐라고?"
딸 : "그동안 수학 공부 어떻게 했냐고. 그래서 혼자 했고,
모르는 부분만 엄마한테 질문했다고 했지."
"그런데... 갑자기 정적이 흐르더라. 그러면서 선생님이 물으셨어."
나 : "뭐라고?"
딸 : "엄마, 혹시~~~ 무슨 일 하시니?"
"그래서 내가 말씀드렸지. 우리 엄마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에요."
"엄마. 그랬더니~ 선생님이 멈칫하시더라.
잠시의 정적이 흐른뒤 곧 웃으며 말씀하셨지."
"OO아, 우리 집 중2 딸도 학원 보내.
선생님하고 공부하면 자꾸 싸워서."
딸: "엄마, 그때 생각했다?
엄마와 공부하는 일은 우리 집만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엄마인 나의 의문의 1패다.
딸은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간다.
“엄마,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들…
사실 다 엄마가 전에 했던 말이야.”
그리고, 결정타.
“그런데… 선생님이 해주시니 귀에 쏙쏙 들어왔어.
뭔가 되게 전문가 같고, 멋있고…”
아하~~
여기서 엄마의 의문의 2패다.
나 역시 잠시 욱! 했다가,
미소를 되찾으며 말한다.
"그렇지~. 엄마가 하면 잔소리,
선생님이 하면 조언이지.
그래서 딸~ 오늘 선생님과 상담 좋았니?"
"응. 엄청 좋았어.
선생님과 이렇게까지 상담했으니~
2학기에는 수학을 진짜 잘하고 싶어졌어.
선생님이 알려준 방법대로 해서~
수학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
꼭~ 말씀드리고 싶어. "
"올~~ 우리 딸 멋진데.
그래. 엄마도 응원해.
우리 딸 방학 동안 보충하면
잘할 수 있어."
“엄마~ 그런데~ 말이야.
엄마랑 미리 얘기 나눈 거라서~
아마 선생님 이야기가 더 잘 들렸을 거야.
그리고 깨달았어.
엄마 수학선생님하고,
학교 수학 선생님이 해 준 이야기가
같다면~ 그 방법을 꼭 해 봐야겠다고."
"딸~ 대견하고 고맙네."
마지막까지 어쩌면 의문의 3패지만~
우리 딸이 오늘을 계기로
수학 공부에 대한 동기가 생겼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엄마 말은 잔소리~
선생님 말은 조언일지라도~
일단 우리 딸이 수학공부에 동기가 생겼으니~
의문의 4 패도 엄마인 나는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