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 없어?"

- 따뜻한 밥 한 그릇, 성장 한 그릇

by 뚝이샘

중 1 딸의 여름방학 첫날.
아침부터 정신없이 출근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밥 없어?”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뿔싸… 밥을 안 해놓고 나왔다.
냉장고 안도 별로다.
나도 모르게 당황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 미안. 딸 도시락 시켜줄까?”
“엄마… 나, 밥 먹고 싶어.”


배달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밥이 먹고 싶다’는 아이의 말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쿡 찔렀다.


그래서 그때부터 딸과의
삐걱대는 ‘원격 밥짓기’를 시작했다.

쌀을 몇 컵 씻어야 하는지,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밥솥의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영상통화를 하며 원격밥짓기가 이루어졌다.


중1딸의 첫 밥짓기.


잠시 후,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딸이 완성한 따뜻한 밥 한그릇.
정성 가득 담긴 밥 한 그릇이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아이, 컸구나.’


예전 같았으면
“그냥 시켜줘!” 하며 삐쳤을 텐데.
이젠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
기특해서 미소가 났고,
대견해서 마음이 찡했고,
조금… 서운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조금씩 엄마 손을 놓는 아이.
조금씩 혼자 서는 연습을 하는 아이.

아이의 성장은 항상 기쁨만은 아닌듯 하다.
기특함과 대견함 사이에 슬며시 스며드는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딸은 자라고,

나는 오늘 조용히 조금씩 퇴장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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