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끝에 밀려온 울컥함.
“엄마, 내일 정보 수행평가인데
친구들이 프린트를 안 챙겨 왔대.
그래서 내가 사진 찍어 톡방에 올렸어.
그런데 한 친구가 전화로 설명 좀 해달래.”
“그래서 해줬어?”
“그럼! 엄마, 내가 누구 딸이야.
설명해 주면 내 공부지.
물론 친구 공부도 되지만,
내가 더 많이 배우잖아.”
그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 웃음 뒤에 밀려오는 울컥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임용의 긴 세월 동안 나는 수없이 떨어졌다.
합격증 한 장 손에 쥐지 못한 채,
불합격이라는 단어와 함께 나이를 먹어갔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얻은 가장 값진 합격증은 바로…
딸이라는 이름이었다.
책상 위에 붙어 있던 작은 포스트잇,
엄마 손에 늘 들려 있던 두툼한 책,
거실 한편에 놓여 있던 칠판.
그 모든 풍경은 아이의 성장 배경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아이는 친구에게 설명을 해 주며
스스로 더 깊이 배우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엄마의 실패는 딸의 자산이 되고,
딸의 성장은 다시 엄마의 위로가 된다.
나는 시험장에서 합격을 얻지 못했지만,
삶에서 가장 큰 합격을 이미 품고 있었다.
가장 값진 합격증, 그 이름은 딸이었다.
아이의 성장은 결국 부모의 또 다른 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