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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 그 안에 숨은 의미

by 장유연

집으로 돌아오던 길,

문득 여고시절 불편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불편함 속에 숨은 의미가 있었다.


그날, 친구 셋이 모여 농담을 나누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갑자기 우리 둘의 단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넌 말은 재밌게 하는데,

가끔 생각 없어 보일 때가 있어.”

“넌 다른 사람 얘기 잘 들어주긴 하는데,

이해가 느려 답답할 때가 있더라.”


말은 농담 같았지만, 마음은 달랐다.

나는 애써 웃어넘겼지만,

옆에 있던 친구는 얼굴이 굳더니

결국 화를 터뜨렸다.


“너는 단점 없는 줄 아냐!

남 마음 후벼 파는 너 태도야말로 문제야!”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그날의 장면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았다.

누구든 자신의 단점을 직접 듣는 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모르던 내 모습을 알게 된 건

오히려 고마운 일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한쪽에 자리했다.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일,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얼마 전 들은 강의에서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스스로

자기 모순을 잘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연을 통해

상대가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중요한 건

‘지적’이 아니라 ‘찾아주기’입니다.

상대를 위해 애쓴 노력이 담겨야

그것은 지적이 아니라 선물이 됩니다.”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친구가 단점을 말했을 때,

나는 그것을 ‘찾아줌’으로 받아들였고

다른 친구는 ‘지적’으로 느꼈기에

화가 났던 것이다.




모든 만남과 경험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과정이었다.

순간의 불편함조차도

나를 성장으로 이끌어 주었음을 깨닫는다.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내 안의 모순을 발견하게 하는

메시지일지 모른다.


돌아보면, 불편한 순간마다

삶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이 안에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불편함 속에 담긴

그 물음을 놓치지 않는다면

삶은 언제나 나를 성장 쪽으로 이끌 것이다.

불편함조차도

내게 건네는 숨은 선물이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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