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던 길,
문득 여고시절 불편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불편함 속에 숨은 의미가 있었다.
그날, 친구 셋이 모여 농담을 나누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갑자기 우리 둘의 단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넌 말은 재밌게 하는데,
가끔 생각 없어 보일 때가 있어.”
“넌 다른 사람 얘기 잘 들어주긴 하는데,
이해가 느려 답답할 때가 있더라.”
말은 농담 같았지만, 마음은 달랐다.
나는 애써 웃어넘겼지만,
옆에 있던 친구는 얼굴이 굳더니
결국 화를 터뜨렸다.
“너는 단점 없는 줄 아냐!
남 마음 후벼 파는 너 태도야말로 문제야!”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그날의 장면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았다.
누구든 자신의 단점을 직접 듣는 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모르던 내 모습을 알게 된 건
오히려 고마운 일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한쪽에 자리했다.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일,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얼마 전 들은 강의에서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스스로
자기 모순을 잘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연을 통해
상대가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중요한 건
‘지적’이 아니라 ‘찾아주기’입니다.
상대를 위해 애쓴 노력이 담겨야
그것은 지적이 아니라 선물이 됩니다.”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친구가 단점을 말했을 때,
나는 그것을 ‘찾아줌’으로 받아들였고
다른 친구는 ‘지적’으로 느꼈기에
화가 났던 것이다.
모든 만남과 경험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과정이었다.
순간의 불편함조차도
나를 성장으로 이끌어 주었음을 깨닫는다.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내 안의 모순을 발견하게 하는
메시지일지 모른다.
돌아보면, 불편한 순간마다
삶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이 안에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불편함 속에 담긴
그 물음을 놓치지 않는다면
삶은 언제나 나를 성장 쪽으로 이끌 것이다.
불편함조차도
내게 건네는 숨은 선물이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 사진출처(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