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함께 가는 길

수수지레라는 의미

by 박소정

아무도 없는 cafe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다음 스케줄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차 한잔을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귓가에 젖어드는 음악소리가 제목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흩뿌연 하늘과 찻잔에서 가물거리며 오라오는 실오라기 같은 연기가 허공 속으로 흩어진다.

미세먼지가 많은가? 하늘이 뿌옇다

어느 때부터였던 다 봄이 왔다 싶음 미세먼지도 우리에게 다가온다. 왠지 오늘은 아침이 여유롭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보다 새벽 4시 반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아이를 깨우고 아이가 먹을 걸 챙기고 아이의 학교가 멀기도 하지만 등교시간이 좀 빠르다 보니 8시 전에 학교에 보내려면 이 시간에 움직일 수밖에 없다.

큰애, 둘째, 막둥이까지 우리 집은 모두 무용하는 가족이다.

그것도 한국무용을 하는.. 뱃속에서부터 장고소리 와 우리 전통 음악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지 자라면서 무용을 선택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그럴 수도 있다. 뱃속에서부터 엄마의 호흡을 느끼며 장고소리를 듣고 무용인자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라 어렸을 때부터 손, 발 움직이는 게 눈에 띄게 돋보였다.

큰딸은 머리도 좋아서 동작을 가르쳐주면 누구보다도 빨리 익혔고 창작 능력이 뛰어나서 늘 학교에서 장학생을 도맡아서 하는 아이였다. 그 능력을 지금 내 곁에서 함께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하고 있다.

둘째 아들 역시 나와 같은 학교를 나왔다. 남자아이이기는 했지만 체격이 여자아이처럼 가늘고 팔과 다리가 길다 보니 다들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시키라고 했지만 솔직히 아들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 무용가의 길이 그리 남자들에게는 편하고 수월한 길이 아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학교 들어갈 때는 여자아이들보다 소수의 선택을 받아 수월하게 학교를 진학할 수는 있지만 남자로서 무용을 하면서 산다는 게 그리 수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결국은 중학교 때 무용을 선택하고 어려운 과정들을 넘어 학교를 졸업하고 큰딸과 함께 내 일을 함께 하고 있다.

두 아이들을 보고 있음 흐뭇하기도 하고 내 삶의 많은 부분들을 함께하고 있고 내 삶의 충만함을 채워주는 빛나는 존재이기도 하다.

마지막 우리 집 막둥이 40이 넘는 나이에 부부의 금술이 좀 좋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40 넘는 나이에 아이를 갖는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일이 바쁘기도 했고 그때 두 아이들이 중학생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축복이고 사랑으로 우리 집 막둥이가 태어났다. 늦둥이라 사람들이 병치레가 많을 거라 했지만 걱정할 만큼 병치레를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금껏 잘 자라고 있다.


우리 집 막둥이 역시 한국무용을 전공하며 그 길을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속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온 집안이 무용을 하는 집이고 엄마가 무용학원 원장인데 대학 가는 건 문제없을 거라 이렇게 말들 한다. 문제없기는 그러기에 더 어렵다 너무나 이 길을 잘 알기에 더 그 길을 가도록 하는 게 힘들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르리라

울 막둥이도 언니못지않게 머리도 좋고 세아이중에 무용인자를 가장 많이 받고 태어났다. 다만 키가 좀 작아서 그게 신경 쓰이지만 어찌하겠는가? 하나님이 주신대로 받을 뿐이지 키가 작아서 속상해하는 막둥이를 보면서 언제부터 무용하는 아이들이 미인대회 나가는 아이들처럼 되어가는 게 속상하고 허탈하지만 무대에서 춤을 춰야 하는 아이들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렇게 되어가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무대에서 춤만 추는 아이들만 있는 게 아닌데 무용을 기획하고 안무하고 또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는 아이들도 있을 텐데 편협적인 생각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참 못 마땅하다.

아무리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현실은 그러한걸..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는 게 그리 쉽고 녹녹하지도 않으리라 그러나 모두가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또 그런 삶을 살도록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게 먼저 세상을 살고 있는 기성세대들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오늘도 난 흰 백지위에 글을 긁적이며 바른 교육, 바른 가르침을 위해 오늘도 반성하며 행복하고 즐거운 수업을 위해 오늘 하루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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