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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득여사 Jun 27. 2024

        세상도 나를 본다면?

나의 눈은 열심히 세상을 바라보았다.

엄마의 고요한 자궁 속에서 이 신묘막측 한 세상 밖으로 ‘으앙’하고 나오는 그 순간부터

세상을 향해 나의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의 눈은

사랑하는 사람도 보고, 미워하는 사람도 보고

아름다운 광경도 보고, 혐오스러운 광경도 보고

좋은 글도 보고, 힘든 글도 보고

이해되는 것도 보고, 납득이 안 되는 것도 보고

그렇게 계속 보아왔다.

앞으로도 나는 나의 두 눈이 허락하는 한 세상을 향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볼 것이다

( 비록 다초점 렌즈에 의존하더라도).


세상도 나를 본다면?


우연히 '제 2의 눈'이라고 스스로 이름 붙여 준 다초점 안경을 마우스 위에 올려보았다.

 장난 끼가 발동 한 나는 코 큰 아저씨 얼굴 같다며 ‘찰칵’ 사진을 찍고 재미있어 했다.

그 사진을 다시 보는 순간!


세상이 나를 보고 있다면? 엉뚱한 상상이 들었다.


세상이 나를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저 하늘이, 저 나무가, 저 건물이, 저 호수가 나를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세상은 나를 보고 이렇게 묘사하겠지!


한 여자가 보인다.

적당한 키에 좀 말랐다.

긴 머리를 좋아하나봐.

푸른 계열 옷이 많네.

눈이 동그랗다.

웃을 때 눈가 주름이 보이네.

커피를 자주 마신다.

누군가와 늘 얘기를 많이 하고 많이 들어 줘야 하나봐.

책 읽을 때 가장 편안해 보이네.

뭘 열심히 쓰는지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뒷 모습이 들떠 보여.

세상을 바라보기 좋아하나 봐.

나를 보고 웃네.



마우스 위에 올려 놓았던 나의 ‘제 2의 눈’을 다시 쓴다.

이제 시선은

‘세상이 나를’에서, ‘내가 세상을’로 바뀌었다.


눈을 마주 보는 것이 소통의 제 1 원칙!

눈을 두어 번 깜박이고

동그랗게 눈을 뜨고 세상을 마주 본다.


세상아! 우리 서로 친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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