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고양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골목에 회오리바람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침 출근을 하고 가게 문을 열려고 할 때였다. 갈색 길냥이 한 마리가 바짓가랑이에 얼굴을 비비대며 야옹야옹 울었다. 문을 열어주고 “야옹아 춥지? 얼른 들어와” 길냥이는 울기만 하고 선뜻 들어오지 않은 채 문밖에서 서성대고 있었다. 문을 열어주어도 들어오지도 않고 야옹 소리는 왠지 슬프게 들렸다. 밤새 추위에 떨었는지 목소리마저 기어들어 가는 소리를 내고 있다.
“들어오지도 않고 어쩌라고?” 길냥이한테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그저 난감했다. 추워 빨리 문 닫아 찬 바람 들어오잖아. 남편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문을 닫은 후 길냥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나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 내가 길냥이 앞에 앉아서 ″왜 그래?‶ 묻자 길냥이는 갑자기 상가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면서 내게 빨리 오라는 듯 야옹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닫혀있는 상가 출입구 문 앞에서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문 열어 달라고? 알았어” 문을 열어주는 순간 야옹이는 쏜살같이 지하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다음날 가게 문을 열려고 할 때 어디서 지켜보고 있었는지, 바짝 마른 북어 한 마리가 실타래에 감긴 체 고양이 입에 물려 있었다. 출입구 문을 열어주자 길냥이는 쏜쌀같이 뛰어 내려가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추위가 며칠째 계속 이어지고 갈색 길냥이는 내가 집사라고 생각하는지 아침마다 기다렸다가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녀석은 밤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어붙은 빵을 물고 오던 날, ‘아차!’ 머릿속에 그 무언가 나를 스쳐 가고 있었다. 혹시 산후 길냥이… 후다닥 지하 계단에 내려가 보았다. 길냥이는 보이지 않고 공장 창고 안에서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공장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고 사장님은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새끼고양이 네 마리가 어미 고양이 품에 파고들어 젖을 물고 있었다. 작은 창문이 열려있었는데 그곳으로 드나들고 있었다.
산후 길냥이가 먹이를 구하러 나갈 때 상가 출입문이 열려 있다가. 밤에 먹이를 구해오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추위가 며칠째 계속 이어지고 퇴근하면서 누군가가 문을 닫아 놓았다. 길냥이는 먹이를 구해서 먹고 새끼고양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말 못 하는 짐승이지만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구하고 행동으로 구원 요청을 한 어미고양이 모성애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고양이 가족이 먹고 겨울철을 지낼 수 있게 아기고양이 먹이와 어미 고양이 먹이도 샀다. 따뜻한 담요도 한 장 사서 깔아 주었다. 어미 고양이는 밖에 먹이를 구하러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밤새 이슬 맞을 일도 없었다. 밤새 나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겨울나기를 공장 창고에서 보낼 수 있게 해 주신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말 못 한 짐승이지만 행도으로 구원을 요청하고 또 자기를 지켜줄 사람에게 다가가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산후 고양이는 정말 훌륭한 엄마 고양이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고양이 가족은 따듯한 봄날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집을 이사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가끔 놀러 오고 가게 앞에 앉아 햇볕을 쬐기도 하였다. 가게 건너편 오 층 아파트 담벼락 개나리꽃을 따먹기도 하고 연한 풀잎도 뜯어먹었다. 육식동물인 줄 알았는데 꽃도 따먹고 풀잎도 잡고 뜯어먹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길냥이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살아 주길 바라고 있다. 관찰력 있게 보았더니 그냥 지나가다 본 거와 다르게 새로운 사실을 알았고 동물도 말만 못 하지 인간들과 닮은 점도 있었다. 언어의 소리는 못하지만 어미 길냥이는 용기가 있고 새끼를 사랑하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였다. 네 마리 새끼 고양이가 자라고 어미 고양이 지고지순한 아기 고양이 사랑에 응원하고 용기를 지지한다.
어미고양이 와 새끼들이 습격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고 있다. 길냥이 배고플 때 가게도 놀러 오고 물도 먹으러 오렴. 꼬무리들 잘 돌보고 추운 겨울에 산고를 겪으면서 먹이 사냥하느라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