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미술관>

필사 후 단상 중에

by ooo

요가 동작을 하며 응시하는 지점을 '드리시티'라고 한다는 걸 배워본다. 다운독 자세를 취하며 주로 발목만 바라보았지 배꼽을 볼 생각은 못 해 보았다. 그 시선에 따라 다른 긴장감과 나의 몸 상태를 다르게 느껴볼 수 있다. 이토록 시선이 가는 곳은 여러모로 다른 환경을 조성하기도 하고 또 다른 배움으로 이끈다.


그 시선의 중심, 그 주인 된 자로서 늘 주의하고 다양한 경우를 시뮬레이션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 순간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경험치가 쌓여가며 나름의 노련함이 생기는 일에는 오히려 시선은 좁아지고 그대로의 재현만을 유지한 채 더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익숙함은 안정적이지만 때론 썩어가는 줄도 모르는 안일함과 편협함을 낳기도 한다.


우리의 신념과 행동이 언제든 잘못되었을 수 있는 만큼 그것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경험에 늘 열려있어야 한다. 그런 순간을 기대한다. 늘 깨어질 도끼를 기다리고 알을 깨고 나올 경험들을 소망한다.


이것이 나의 길인가 이것이 사명인가 하는 순간 매번 뒤통수를 맞아보았던 그날들을 기억하며 어떤 순간도 시작인지 끝인지 모를 인생이다. 그러므로 함부로 판단하지도 섣불리 좌절하여 주저앉지도 않을, 아니면 말고의 기세롤 품어본다.


<고요한 읽기> 한 챕터가 떠오르며 오늘의 생각이 이어진다. 늘 눈앞의 풍경, 무지의 영역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너머, 미지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나아가야 함을 기억한다. 가로지르고 횡단하여 올라가는, 가야 하는 존재로 살아가도록. 그것이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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