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는 더 맑아지는 바다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고 싶은 청순한 물색이
깨어나는 해를 함영(涵泳)으로 유혹하니
운무 같은 미래를 거두려고 찾아온 시린 마음은
빈 하늘 찬 바다만 바라보고
겨울 바다의 해는 끝내 떠오르지 않은 채
초저녁 같은 아침을 놓고 사라졌다.
한밤의 그림자 같은 도시의 잔인한 날
시간의 끝자락에서 손을 놓고 싶을 때
청순한 물색에 나를 던지면
그때 그 해를 만날까
내 운명과는 무관한 것에 희망을 걸고
다시 찾아온 겨울 바다
곧 솟아오를 해를 기다린다
새끼를 몰고 나온 바다오리의 바쁜 자맥질
추운 겨울 바다에서 먹이를 좇는
겨울 철새들의 거침없는 함영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해의 어망에도
무심하고 당당하다
밤새 내린 눈에 숨어 있던 모래사장도
뭇 발길에 밟힌 들 여념 없어 무심하다.
바다에 얼굴을 드리대며 차 오르는 해
마주 하기엔 너무 눈이 부셔 돌아서려는 순간
추위에 떨던 구름이 해를 감싸 앉는다
뜨거운 눈 맞춤이 사라지니 눈살이 여유롭다
무릇 빗겨선 해가 선하고 한적하다
숨겨진 해는 내일의 해가 되기 위해 돌아간 것 이리라
나에게도 다시 시작될 해(年)의 그리움이 마음에서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