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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jeje Nov 14. 2023

테라로사

광화문 테라로사에는

 넓은 창가에 홀로 앉아

 커피 한잔에 하루를 적시는

향기 품은 자리가 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연인들의

 여유로운 발걸음과 웃음소리에

 세월에 묻혀 잠든 감정을 깨워

 유리의 여백에 수줍게 고백할 때


 그 창 너머 신문사 전광판에는

 애달픈 세상의 소식들이

 연이어 줄을 짓다 사라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니

     

 따사로운 테라로사의 온기는

 어느새 냉기가 되어

 식어버린 찻잔에 머물고

 지나간 연인들의 한가로움은

 경계 진 인생의 무심함에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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