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by bigjeje



제우스의 습한 입김과

신 모트의 잔인한 가뭄

바알의 거센 폭풍까지

여름은 그렇게 한 계절

세상을 향해 푸념하다

이제 몸부림을 거두려 한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기보다는

돌아서야만 하는 것이

환원을 위한 계절의 운명인 것을

여백의 여름 광기는

물기 없이 푸르른 잎사귀에

붉은빛 대신 검은 가을을 얹으려

주춤거리고 있다.


기다리는 갈잎의 신음 소리는

잠시 몸을 뉘는 젊음의 휴식처럼

달콤하고 여유로운데

회귀 없는 삶의 메마른 나목만이

애처로이 마지막 잎을 태울 때


나 너를 위해

기꺼이 눈물 되어 적셔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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