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
비비안의 집은 정말이지, 수도꼭지 하나도 탐이 날만큼 부러운 집이었다.
소품 하나하나 신경 써서 배치하고 그 배치된 소품들의 취향이 나쁘지 않았다. 그녀가 이 집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어제도 이제 여름이 지나가니 테라스의 화분들을 바꿔주겠다며 시장엘 갔었다.
집 인테리어에 대한 그녀 나름의 고집은 마룻바닥의 질감을 살리려고 독일제 나무를 '찾아' 깔았다거나,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어 부엌을 오픈형으로 만들었다거나 하는 식이다. 머릿속에 있는 본인만의 인테리어를 위해 그에 어울리는 소품들을 찾느라 꽤 고생했다고도 했다. 그녀가 가장 뿌듯해하는 난로 이야기에서는 그야말로 침을 튀겼다.
처음 이 집에 온 날, 거실 한 복판에 나무를 떼는 구식 난로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 인테리어용 인가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무는 어떻게 조달하는지 물었더니 통나무를 사 와 테라스에서 전기톱으로 자른다 했다. 쉽단다. 싱글 만세.
일주일 만에 인생 친구 삼고 싶은 그런 사람을 만나다니. 떠나는 게 심하게 아쉬웠다.
드디어 두 번째 에어비앤비이자 첫 번째 고양이를 만날 '질리언'의 집 도착.
너무나 깔끔했던 비비안의 집과 비교를 하자면 한마디로 폭격을 맞은 듯한 집 상태가 꽤나 충격적이었다. 집이 왜 이래? 하는 질문도 못할 만큼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에 늦었다는 질리언은 굉장히 분주했다. 말투나 집안꼴을 보건대 깔끔과는 담쌓은, 선머슴 같은 매력의 아줌마 같다.
다행히 내가 머무는 게스트룸은 정리가 잘 되어 있었지만 언뜻 본 다른 두 개의 방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온갖 살림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가사도우미가 정기적으로 온다는데 올 때가 가까워졌나 보다.
18살의 초고도 비만 고양이, 모시모시. 내가 만난 최고의 뚱뚱냥. 일단 저 눈빛 때문에 만지는 것도 조금은 무섭다. 드디어 조공용 간식 카드를 꺼낼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