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mm 견인포 / 출처 : 연합뉴스
일선에서 실전을 경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유럽산 자주포보다 미국의 M777 견인포를 더 선호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었다.
견인포는 자주포보다 기동성과 운용 인원 등에서 불리한 요소가 많은 무기였으나 우크라이나는 의외로 M777 견인포를 선호하고 있으며 포방부로 불리는 한국에는 155mm 견인포의 대표주자 KH-179가 존재한다.
155mm 견인포 / 출처 : 연합뉴스
KH-179는 1979년 한국이 개발한 최초의 155mm 곡사포다. 제식 명칭에 붙은 1은 최초 개발을 의미하고 그 뒤의 79는 개발 연도를 의미한다.
당시 한국은 미국의 105mm 곡사포를 라이선스 생산하면서 야포 설계의 기본 기술을 습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55mm 39구경장 곡사포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이전에 운용하던 미국의 M114 155mm 견인포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견인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KH-179는 사거리 연장탄 사용 시 최대 30km의 사거리를 보유하였으며 최대 발사 시 분당 4발, 지속 발사 시 분당 2발의 사격이 가능하다.
다만 155mm 곡사포의 특성상 105mm 계열의 곡사포보다 훨씬 무게가 무겁고 크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포병 출신 예비군들이 KH-179를 운용하기 위해 고생했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155mm 견인포 / 출처 : 현대위아
KH-179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최대 사거리가 30km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이보다 더 긴 사거리를 보유한 K55A1과 K-9 자주포가 존재하지만 당시로서 30km의 사거리는 우리 육군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던 강점이다.
특히 1980년대 들어 미국제 M019A2 자주포를 라이선스 생산한 K55의 최대 사거리가 24km에 불과했기 때문에 KH-179가 보유한 30km의 사거리는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았다.
또한 KH-179는 이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일부 국가에 수출 실적도 올린 바 있다. 전 세계의 자주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K-9에 비하면 수출국의 숫자가 적지만 한국의 곡사포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KH-179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K-9 자주포 / 출처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서는 KH-179도 어쩔 수 없었다. 한국군이 K-9과 K55A1 등 우수한 자주포로 무장하게 되면서 많은 운용 인원이 필요한 KH-179는 2선급 자원으로 물러났다.
현재 한국은 국방 개혁 2.0을 거치며 현역 부대를 자주포로 재편했으며 KH-179는 예비군을 위한 물자로 비축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K-9A2가 전방 부대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하면 기존의 K-9과 K-9A1은 K55A1을 사용하던 부대로 넘어가고 K55A1은 점차 예비군을 위한 무기 체계로 전환될 계획이다.
K55A1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전력 재편이 순조롭게 완료된다면 한국은 현역부터 예비군까지 모든 부대가 자주포를 사용하게 되며 KH-179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산 화력 체계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