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빛나던 가성비의 상징, 경차가 힘을 잃고 있습니다.
가볍게 타던 그 차, 이제는 가격도 가볍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완성차 업계 내 경차의 점유율이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때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경차들은 이제 조용히 사라지는 중입니다.
1~9월 기준 국산 경차 판매량은 4만 대 수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감소했습니다.
경차의 가장 큰 매력은 부담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작가가 900만 원대였던 차량들이 지금은 1300만 원 선으로 올라섰습니다.
옵션을 추가하면 중형 세단의 가격과 비슷해지면서, '작지만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경차보다 크고 디자인도 감각적인 소형 SUV들이 비슷한 가격대로 소비자 앞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예산이라면 한 단계 더 큰 차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지며, 경차가 선택지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 전반을 바꾸고 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형 차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경차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경차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1~2년 된 경차는 가격 부담이 적어, 첫차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받고 있습니다.
결국 경차는 신차 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지만, 실속을 중시하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치가 살아 있습니다.
경차가 다시 도약하려면 단순한 가격 조정만으로는 어려우며, 세제 혜택이나 정책적 지원 같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흐름을 결정짓지 않은 채,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