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한 대에 열 명 넘게 줄 서던 풍경은 이제 옛말입니다.
인천 택시 승강장에는 손님보다 택시가 더 많아진 지 오래입니다.
최근 인천에서는 택시를 타려는 승객보다 택시 기사들이 더 많이 모여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됩니다.
코로나19 시기에 심야 승차난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택시 부제 해제'가, 이제는 시장 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완화된 부제가 2022년 11월 제도 개정을 기점으로 전면 해제되며, 택시 기사들의 운행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개인택시는 휴무 없이 수익성 높은 시간대에 거리로 나오게 되었고, 법인택시는 이를 따라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법인택시 기사들에게는 하루 15만~16만 원에 이르는 사납금 부담이 큰 장애물로 남았습니다.
현재 인천의 택시 면허 대수는 개인과 법인을 합쳐 약 1만4천 대를 넘습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적정 규모보다 3천 대 가량 많은 숫자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황에서 부제 해제로 운행 제한까지 사라지자 경쟁은 격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법인택시는 높은 고정 비용과 운행 의무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기 쉬운 구조에 놓였습니다.
“손님이 20% 가까이 줄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통계가 아닌 체감일지라도, 수입 감소를 실감케 합니다.
시장에 과잉 투입된 택시는 생계형 기사들의 수입 악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한 달 수입이 400만 원에 달하는 개인택시 기사와 달리, 법인택시 기사는 200만 원을 벌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사납금은 매일같이 15만~16만 원씩 빠져나가고 있으니, 이른바 ‘일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자산을 담보로 은퇴 후 택시 운전을 시작한 50~60대 기사들은 그야말로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렸습니다.
해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 안정화로 이어질 실질적 방안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과거처럼 운행일을 강제로 제한하는 방식은 갈등을 키울 수 있으며, 대안으로는 운행률과 영업일수 같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관리자 중심의 개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서울·경기 등 인접 지역과의 정책 연계성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법인택시 기사들이 생계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규제를 푼 자리에 책임 있는 대책이 채워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