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메타버스, 화성 탐사 등, 그 어느 때보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빠른 요즘입니다.
그럴수록 더 빨리 적응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능력이 간절합니다.
능력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과 지혜에 속하는 부분이 있죠.
특히 장기적인 역량 강화에 근본이 되는 지혜를 키우고자 많은 이들이 자기계발에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서점에는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쏟아지고 있죠.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심리도 큰 틀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죠. 역사를 보면서 우리는 비슷한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다양한 결말을 보게 됩니다. 지나간 사건 속에서 의미 있는 관점과 패턴을 찾아내고 가치 있는 선택과 지혜를 발견하는 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진정한 재미입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터득한 오래된 지혜의 보고가 바로 고전이지요.
어쩌면 수천 년간 쌓아온 고전에서 찾는 지혜야말로 변화가 극심한 현대사회에서 갖춰야 할 최고의 자기계발 노하우 아닐까요?
동양 고전 속에서 찾아보는 인생에 대한 좋은 관점과 처세의 노하우를 매주 한 장씩 음미해 볼 수 있도록 15권의 동양 경전에서 365개의 이야기를 뽑아보려고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오늘은 유교문화권에서 <논어>와 함께 공자의 유작으로 알려진 <효경> 한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역사에서도 <효경>은 매우 중요시되었습니다. 백제 때는 왕인 박사가 <논어>, <천자문>과 함께 <효경>을 일본에 전수했고, 신라 국학과 고려 국자감에서는 모두 <효경>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쳤습니다.
부모를 사랑(親愛)하는 마음은 어릴 적 부모 슬하에서 놀 때부터 생겨난다.…이 마음이 대개 사람들이 본래부터 가진 고유한 성품이다.…그러므로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을 따라서 공경함을 가르치고, 부모를 친근히 여기는 마음을 따라서 사랑을 가르쳤다.
(故親生之膝下…此蓋其本然之所固有…因嚴而敎敬, 因親而敎愛)
- <효경> 傳5章-
힘들 때, 놀랄 때, 외로울 때, 커갈 때…. 자연히 훅 튀어나오는 이름이 있지요.
어쩔 땐 그리움으로, 어쩔 땐 애증으로 다가오는 이름
너무도 사랑하지만, 너무도 믿고 편해서 가끔 잔소리나 관심이 지나칠 때면 몹시 귀찮아지기도 하죠. 그래서 마음 놓고 투정 부리고 화도 내고 불평도 해보지만, 그래도 인생의 가장 순간이면 다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
바로 엄마, 아빠입니다.
어릴 적 느낀 부모님의 사랑과 부모를 향한 사랑은 모든 감정의 근본이 됩니다. 모든 사랑하는 마음 중 첫 마음은 엄마·아빠에 대한 사랑이고, 처음 느낀 사랑받는 느낌은 엄마·아빠로부터 받은 사랑이었으니까요. 사람은 그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사랑의 마음을 주변으로 펼쳐나갑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 느끼는 사랑의 마음이 모든 감정의 첫 시작이자 뿌리가 됩니다. 옛사람들은 그 마음을 “효(孝)”라고 불렀습니다.
아이가 크면 이 사랑의 마음을 타인에게로 향합니다. 이해, 배려, 공감, 공경, 우정, 연민 등 좀 더 깊은 감정으로 발전하지요. 그리고 부모가 되면 아이에게 똑같이 순수한 사랑을 쏟아냅니다. 엄마·아빠에게 처음 받았던 그 사랑의 마음을 말이지요.
이처럼 부모에게 받은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다른 어른에게, 다른 아이에게, 다른 사람에게, 소속된 사회와 나라로 펼쳐 가는 것이 바로 사람다운 도리(道)의 시작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 부모가 자녀에게 느끼는 순수한 사랑. 그 마음이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돕고자 하는 마음의 기본 바탕이 됩니다. 결국 이 사랑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자신의 양심과 선한 마음도 발견하게 되지요.
효자·효녀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질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마음에 충실한 사람은 타인 역시 순수하고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기에 나온 말이 아닐까요?
모든 마음의 시작이기에 모든 마음의 끝에는 꼭 그 이름이 생각나는가 봅니다.
엄마,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