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디감에 관한 것입니다.
혹시 큰마음먹고 조금 고가의 커피를 구매해서 마셔봤는데
정말... 뭐랄까 원래 커피가 이렇게 밍밍한가...?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혼란이 있으시기에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좋은 커피의 또 하나의 기준 바로, ‘바디감이 좋을 것’.
‘바디감’이라는 단어가 조금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수업 중에도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예시 하나만 들어드리면 금세 감이 오실 겁니다.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미 체감하고 계실 텐데.
흑맥주처럼 묵직하게 입안에 남는 것이 있는가 하면, 라거처럼 가볍고 빠르게 넘어가는 것도 있죠.
그 ‘차이’가 바로 바디감입니다.
혹시 맥주를 잘 모르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물 한 잔을 마셨을 때와, 우유 한 잔을 마셨을 때의 느낌.
입 안에 남는 감촉, 목을 넘기는 무게감이 전혀 다르잖아요.
그 차이, 바로 그게 ‘바디감’입니다.
그럼 ‘왜 바디감이 좋은 커피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생기겠죠.
바디감이 좋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로스팅과 안정적인 추출의 결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바리스타가 너무 짧지 않게 커피를 적절히 추출했을 때, 혹은 원두가 균형 잡히게 잘 볶였을 때
입 안에 남는 그 묵직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살아납니다.
물론 아주 드물게, 바디감이 없는 커피를 물의 성분이나 비율을 조절해 억지로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의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바디감이 좋다는 건 커피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는 하나의 감각적 증거가 되는 셈이죠.
혹시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좀 더 일상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보통 1,500원~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드실 때 처음엔 다 비슷하게 쓰기만 하다가 어느 날 문득 “어? 이 집은 덜 쓰네?” 하고 느끼셨던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축하드립니다.
커피맛을 느끼기 시작한 첫걸음에 도달하신 겁니다.
그리고 그다음 단계는 바로 이겁니다.
“음… 저 집 커피는 좀 밍밍한데, 이 집 커피는 훨씬 부드럽고 꽉 차 있네.”
그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그게 바로 여러분이 느끼는 ‘바디감’의 시작입니다.
입 안에 한 번 더 머무는 커피, 마시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커피, 그게 바디감이 좋은 커피입니다.
조금 더 감이 오셨을까요?
좋은 커피는,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말이 많아집니다.
여러분이 조금 더 좋은 커피를 마시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 짓고 다음 글에선 커피의 단맛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