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말 그대로 단순하면서도, 생각보다 복잡한 감각입니다.
달콤하다는 느낌은 때로는 첫사랑처럼 부드럽고, 또 때로는 이기적일 만큼 짙어서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단맛은 언제나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 맛이 숨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아, 맛있다'는 말을 꺼냅니다.
라면을 예로 들어볼까요?
“라면에서 단맛을 느껴?” 의아해하실 수 있겠지만, 의외로 단맛은 라면 속에도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분식집 라면을 유심히 보면 간장이나 설탕을 살짝 넣는 경우가 있고, 집에서 끓일 땐 다진 마늘을 넣는 분들도 많습니다.
재미있게도 마늘에는 당분이 꽤 들어 있죠.
그걸 알고 나면, 은근히 감칠맛이 단맛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짠맛과 매운맛’만이 라면을 구성하는 전부는 아니었다는 사실.
무의식적으로 지나치던 그 희미한 단맛이 사실은 전체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죠.
김치찌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밥상에 올라온 김치찌개를 한 숟가락 먹고 나서 “뭔가 빠졌는데?”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 않나요?
그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 덜 익었나?" "간이 부족한가?"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미묘한 ‘빠짐’은 단맛일 때가 많습니다.
정말 맛있는 김치찌개는 맵고, 짜고, 시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묵직하게 남는 단맛이 있습니다.
그 맛은 혀끝뿐만 아니라 삼킨 뒤에도 목 뒤로 따뜻하게 남는 감정 같은 것입니다.
단맛은 그렇게, 한 그릇 안에서 말없이 풍미를 감싸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엔 과일을 예로 들어볼게요.
레몬,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상상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이지 않나요?
레몬을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드시는 분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먹기에는 너무 신맛이 강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그 레몬이 만약 당도가 높다면요?
비슷한 계열의 다른 과일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일러를 은근히 돌려 따뜻해진 방 안, 이불 속에 들어가 귤을 까먹으며 만화책을 본다거나
넷플릭스를 보는 그 순간.
손끝에 맴도는 귤의 온기, 껍질을 벗기는 사각사각한 소리, 그리고 입 안에 퍼지는 상큼한 단맛.
글을 쓰면서도 침이 고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귤이 엄청 시기만 하다면요?
단맛이 없는 과일은, 우리가 기대한 감정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맛’은 우리가 어떤 음식을 맛있다고 느끼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커피로 돌아와 볼까요?
많은 분들은 커피에 대해
“쓴맛이 매력이지.”
“원래 쓰는 거 아냐?”
“단맛은 시럽 넣어야 나는 거잖아.”라고들 말합니다.
꽤 과거에는 말이죠.
요즘에는 "비싸다고 하는 커피는 신맛이 너무 심해서 별로예요."라고도 하시죠.
그런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커피 본연에서 나는 단맛을 경험하시지 못하셨다고요.
제 입과 머릿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최고의 커피는.
산미와 다채로운 향과 어우러지는 ‘단맛’이 어우러진 맛입니다.
이는 감미료처럼 만들어진 ‘맛’이 아니라,
로스팅과 추출, 온도와 시간, 그리고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경험과 집중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커피의 진짜 매력은 단맛이다.”
그럼 이 커피 단맛에 대한 저의 경험을 다음 글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