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서뿐만 아니라 음식에서 단맛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커피에서도 단맛이 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시죠.
공감이 어려우면 이야기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먼저, 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단맛’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라면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라면에 단맛?" 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분식집 라면 레시피 중에는 설탕을 아주 살짝 넣는 방법이 있고, 집에서 라면을 끓일 때 다진 마늘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마늘은 의외로 당도가 높은 식재료입니다.)
김치찌개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부족한 김치찌개는 맵고 칼칼하기만 하지만, 정말 맛있는 김치찌개는 신맛, 짠맛, 매운맛, 그리고 단맛까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죠.
우리가 자주 먹는 익숙한 음식으로 예를 들면, 단맛의 존재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번엔 과일을 예로 단맛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과일이라면 당연히 단맛이 나야 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 단맛이 빠진다면? 그 맛은 완전히 달라지죠.
레몬을 예로 들며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나시나요?
레몬을 떠올리는 순간,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신맛이 뇌를 자극하고, 침샘이 반응하죠.
그런데 만약 그 레몬에 당도가 높았다면 어땠을까요?
겨울에 자주 먹는 귤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이불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만화책이나 TV를 보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좋죠.
하지만 그 귤이 지나치게 시기만 하다면?
음… 이건 거의 재앙에 가깝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무언가를 ‘맛있다’고 느낄 때, 단맛은 꽤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다소 애매한 시점이지만, 한동안 단맛에 꽂혀 지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은 여전히 커피에서 단맛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을 겁니다.
에스프레소의 브릭스(당도) 수치가 10을 넘는다고 해도, 입으로는 느껴지지 않으니 의문이 생기죠.
맛이라는 건 단순한 혀의 반응이 아니라, 환경과 심리, 기억, 분위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맛을 쉽게 구별하기 위해선 여러 매장에서 커피를 하나씩 비교해 가며 마셔보는 것보다는, 한자리에 다양한 커피를 놓고 비교해 보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보통은 그게 어렵기에 비교하기가 쉽지가 않죠.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경험의 축적입니다.
그럼 이제 제가 단맛이 느껴졌던, 짧지만 깊게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일을 여러분께 공유드리겠습니다.
기억 속에서 강렬하게 남아 있는, ‘맛있는 케냐 커피 사건’ 이후였습니다.
그 이후, 그 단맛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욕망에 불이 붙었죠.
좋은 커피를 고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던 중, 단순히 잠을 깨기 위해 마셨던 따뜻한 커피 한 잔.
다 마신 뒤, 잔 바닥이 드러났고,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무심결에 잔 속 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익숙한 커피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달큼하고 매혹적인 향이 피어오른 그 경험이 저를 더 혼란스럽게 그리고 그때부터, 커피의 세계를 조금 더 파고들기 시작했죠.
내가 모르고 지나쳤을 커피의 매력에 대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