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찾으러 가자!

by 히히

단맛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맛있는 커피’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는지를, 제 경험을 따라가며 하나하나 풀어가 보려 합니다.

분명히 맛있는 커피는 존재한다는 걸 여러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저는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다시 말해,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커피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은 것이지요.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혹시 내가 이상한 걸까?’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한 번 원두를 사면 보통 200그램, 최소 열 잔은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원두를 두고도 추출 방식을 달리해 보았습니다. 드립 하는 시간, 물의 온도, 분쇄 굵기, 심지어 물줄기의 굵기와 붓는 각도까지 하나하나 바꿔가며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시험했습니다.

혹시 내가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단 한 번이라도 ‘정답 같은 맛’을 끌어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손끝에 묻어났습니다.

그렇게 애써 내린 커피를 직장 동료들과 나누어 마셨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늘 비슷했습니다. “괜찮은데요?”

문제는, 저에게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는 겁니다. 속으로는 ‘아닌데… 이게 아닌데…’라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뱉어내지 못했습니다.

커피를 권하는 입장에서 “저는 별로예요”라고 말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결국 답답함은 하루하루 두꺼운 벽처럼 제 마음을 가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더 고단해졌습니다.

월급의 꽤 많은 부분을 원두에 쏟아붓고 있었지만, 정작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맛있는 커피는 좀처럼 만나지 못했습니다.

뭔가 너무 답답했습니다. 분명 맛있는 커피가 있을 텐데? 돈과 시간을 허공에 흘려보낸 듯한 허무함이 몰려왔습니다.

단순히 지갑이 얇아진 것만이 아니라, 기대가 번번이 무너지는 경험이 반복되니 이게 뭐라고 좌절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경험이 결국 제 머릿속에 ‘커피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였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실패한 시도조차 훗날엔 비교 기준이 되어 주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저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처럼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매일 아침 머그잔을 들고 멍하게 앉아 있으면, 커피가 저에게 묻는 듯했습니다. “넌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는 거지?”

그런 나날이 반복되던 어느 날. 그러다 정말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국내에서 유명하다는 곳은 거의 다 가봤는데… 그렇다면 외국의 커피는 어떨까?’

그 순간, 머뭇거림이 사라졌습니다. 망설임은 길지 않았습니다. 바로 휴가를 신청했고, 가장 가까운 도시인 일본 후쿠오카를 향하기로 했습니다.

결정을 내리고 나서야 일본 커피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검색을 하자 오래된 카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공간, 그 안에서 켜켜이 쌓였을 커피 향과 시간의 무게가 궁금했습니다.

또 세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그런 곳이라면 분명 제가 찾던 단서를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구글맵을 열어 가고 싶은 카페들을 하나하나 표시했습니다. 화면 위에 점이 찍힐 때마다 보물지도가 완성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커피를 향한 갈증이, 그 점 하나하나에 해갈될 듯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 첫 일본 후쿠오카 커피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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