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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진 Feb 14. 2019

11. 일단 엄마는 엄마니까

엄마들이 대단하다 느끼는 순간

도대체 몇 년동안 8시까지 출근을 어떻게 지각없이 했던건지 신기할정도로 나는 아침잠이 많아졌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심장이 두근거려 밤을 샐때도 있고 새벽까지 잠을 뒤척이다 결국 알람에 맞춰 모든 걸 포기한 듯 일어난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며 일주일에 두 번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야 하는 일이 생기면서 어김없이 그 두 번동안은 어김없이 잠을 설치고 퀭한 눈으로 일어난다.

새로 옮길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두 달동안 신나게 늦잠자는 딸을 보며 나라도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새벽에 일어나 곤히 자는 남편과 딸을 보며 평소에 하지 않는 일을 한다.

늘 아침은 늦게 다같이 먹으니 나도 늦게 일어나 대충 차리거나 아님 남편이 차리기도 하는데 괜시리 내 공부하러 가느라 남편에게 아침부터 아이까지 맡기니 속이 편치 않아 결국 냉장고를 열고 밥을 얹고 호박과 양파를 썰고 된장을 풀고 버섯까지 넣어 된장찌개 하나 뚝딱 완성.


남은 호박으로 계란을 풀고 맛소금 찹찹뿌려 호박전도 부치고 보리차도 새로 끓이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마음은 뿌듯하여 고픈 배를 부여잡고 오랜만에 새벽 팟캐스트로 혼자 시간을 만끽하며 씻고 화장을 한다.

(이 시간도 나만의 시간인것같아 세상이 평화로워 보인다.)

빨래를 걷고 집을 훑으며 대충 청소하고 나니 여유넘치던 시간도 금방 셔틀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이 되었다.

어쨋든 육아를 하며 1인 플레이만 가능하던 나도 어느정도는 멀티가 가능하게 되었다. 가족 여행 전 친정 엄마가 왜 그렇게 집을 둘러보며 바빴는지, 늘 집밥을 만들며 얼마나 빠른 손으로 그 많은 찬들을 만들고 국을 끓였는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공부하는 곳엔 자식을 위해, 자신을 위해 많은 엄마들이 다양한 공부를 위해 온다. 그러나 배움과 열정의 이면엔 역시나 자식들을 위함이 컸고 이 사람들도 아침일찍 이 자리에 앉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아침을 차리고 가족을 챙겼다고 생각하니 엄마들은 대단하고 또 대단함을 느낀다.


엄마이기 전에 나로, 아내이기 전에 나 그 자체의 행복을 위해 사는 세상이라 우리들은 말하지만 우리의 행복을 찾는 그 중간 과정엔 언제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마음, 그리고 아이를 위한 마음이 훠얼씬 크기에 말로는 쉽지만 행동은 어려운 '나만을 위해 살자'가 되는 게 아닐까.


나도 자꾸 아이에게 확인한다

엄마 좋아?

응 ! 하며 웃는 아이를 보며 안심


오늘도 피곤한 몸으로 돌아와 아이를 안아주니 '이제 어제 못했던 무슨 놀이 하는거다!' 라며 해맑게 웃는다.

이런... 글 쓰기 전 노트북으로 남편과 둘이서 아이의 발레복을 주문하고 미술놀이 앞치마 고르기 완료 후 한시름 놓는 나를 보며 역시 '부모는 위대해' 하며 오후 두 시, 저녁 메뉴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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