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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진 Mar 06. 2019

14.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줄 식당 하나

책 「심야치유식당」

심야치유식당    


스스로 내면을 돌아보지 않으면 언제나 똑같은 상황에서 다시 도망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비슷하지만 다른 한국판 이야기의 심야치유식당은 다른 사람의 삶의 일부분을 들어주고 치유해주고 따뜻한 음식을 내어준다.

마음의 병은 그렇게 곪아서 표정에 드러나 한 사람의 삶을 갉아먹고 있었고 상대방의 끊임없는 관심과 들어주기로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그러나 식당 주인은 그 자신도 그렇게 스스로를 이곳에서 치유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고 그는 결국 스스로의 곪은 상처는 치유하지 못하고 다시 도망치는 삶을 택한다.


끝 맛이 어쩐지 씁쓸한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변함 없이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마음이 고픈 사람들을 위해 심야식당을 열고 손님들의 눈물을 말없이 지켜보며 기쁜 일에는 온 힘을 다해 따스한 음식으로 축하하고 위로하는 어느 한적한 골목의 마스터를 떠올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해 나가는 마스터,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가 단단하지 못하면 심야치유식당은 존재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은 괜찮은 척 위장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스스로는 서서히 망가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상대방의 칭찬에 억지로 마음을 숨기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상황에서 난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했고 해결하려 하기 전에 다시 그 상황에서 도망치는 끊임없는 비겁한 행동을 계속될수록 점점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유는 없어졌으며 그 무신경함에 타인은 나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잠이 들 시기를 놓친 어수룩한 새벽에 당장 튀어나가 나도 마스터에게 계란말이와 맥주를 주문하며 마음을 털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별것도 아닌 것에 마음 쓰는 나를 털어낼 수 있다면.


이 곳에서 남은 사람들은 그 공간과 동일시되는 인물들로 인해 위안을 받고 서로를 보듬는다.

어느 날 새벽, 잠은 오지 않아 아니면 외로움의 허기와 늦은 야근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며 한 템포 쉬어가고 싶은 새벽 출출해진 배를 천천히 편하게 달래며 동질감이 느껴지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끼는 곳을 상상하며 그렇게 아늑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공간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기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 나뿐만이 아닌 타인도 혼자 머무는 공간. 모두 그런 마음으로 찾아왔을 것이다. 골목 어느 구석에 위치한 그곳을.

그리고 이 모두와 같은 생각으로 그도 처음 이곳을 선택하여 열었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애정을 주고 느릿한 박자를 주기 위해서 다른 이 보다 본인을 위해서.

그는 혼자 온 사람들을 당연하게 먼저 반기고 몇몇과 아무렇지 않게 모여 담소를 나누다 다시 혼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사람들의 그늘을 보고 먼저 다가가 이야길 들어주고 배가 고프다 하면 자신이 잘하는 요리를 하나 내어온다.

위로의 그 흔한 말이 없이도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그 공간 자체로 치유를 받고 언제든 내가 찾아갈 곳이 있다는 마음 한편이 든든해지는 곳.


 결국 공간과 동일시되던 스스로는 치유받길 거부했고 아물지 못한 상처로 이 곳을 떠났지만 새로운 곳에서는 온전한 자신과 함께할 수 있기를 속으로 말해본다.

이 곳을 사랑했던 사람들과 다시 함께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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