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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진 May 07. 2019

회사에서 내 자리는 상무옆이었다.

상무님옆에 앉아서 일해보셨나요

우리 회사는 다행히 몸터치도 없고 성적인 희롱도 없으며 술 한 잔 따라봐 미스김 ~~ 도 없었다.


다만 말장난이 심해 매일이 희롱희롱이었는데 거기서 살아남은 여직원들도 결국 보통은 아닌 사람이었다 <보통의 존재>는 우리회사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직접적인 희롱은 아닌데 그 변태같은 대화가 난무하고 미친농담이 난무하고 눈알빠지게 입벌리고 집중하며 일하고 있는데 사장이 뛰어와 니킥으로 내 옆구리를 날리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하면 얼마나 아픈지 실험하고 싶어서였다고 ...


패기가 원피스 루피급이었으므로 나는 니킥이 날아올때마다 사장에게 눈을 부라리며 분노의

키보드 질을 했다.

아프다고요 !!!!!!!!! 탕탕탕 키보드가 총이길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었다.


사장은 그런 나에게 자신의 친구와 지금 내 남편과 함께 라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키보드 총질이 취향이신가봄


그리고 바로 그 라면동지가 회사 2인자로 상무직을 맡고 있었는데 매일이 시덥잖은 농담으로 아침에는

개정색빨고 농담하다 점심때는 농담따먹기로 반나절을 다보내고저녁에는 ... 아 저녁에도 농담따먹기로 끝냈구나


아무튼 그 상무가 특히 말장난과 희롱을 너무 좋아해서 이상한 소릴 많이 했는데 어느정도냐면


'아 !! 신고할거예요 상무님!!!!' 하면 ' 그래 !! 나도 콩밥좀 먹어보자!' 로 응수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상무가 어느날 나에게 자기 자리 옆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어디라고요?'

나는 내귀를 의심하고 옆에서 같은 부서의 이사님이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xx씨 곧 돌아오게 해볼게' 하며 나를 격려했다.

회사는 여러모로 ㅅㅂ ㅅㅂ 거리며 다닐 수 밖에 없다

결국 난 돌아가지 못했다. 이사님은 나만보면 괴로워했다. 나만보면 담배를 폈다. 그 담배는 내가 팔았다.


직원 나부랭이가 왜 상무옆자리서 일해요 ....? 네 ? 우린 부서도 다르잖아요


그러나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는 법

나는 상무님과 친구가 되었다. 싱글인 아버지뻘 상무님의 애인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일하다가 빡치면 둘이서 싸우다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일하면서 독서모임도 했다.

키보드 두드리면서 입이 쉴 날이 없었다. 내입은 매일 야근이었다

이런 우정 두 번은 사절이다.


우리부서에 신입이 들어오면 부장님은 나에게까지 오셔서 굳이 소개를 시켜주었다.

잘못하면 상무옆으로 가는구나 하는 얼굴로 신입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특이한 사장과 사장친구 그리고 이백여명의 착한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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