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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Jan 21. 2017

노래가 좋은 이유

#노래를 듣던 그 순간의 나를 사랑하기에

나는 노래가 좋다.
그 노래에 담아둔 나의 시간 때문에.
잊고 살던 노래를 어느 날 문득 듣는 순간, 나는 지난날의 한 순간에 가 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사랑노래를 들으며 마치 노랫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들떠있었을 어느 날의 내가 보인다. 귓속으로 흘러들던 사랑노래의 경쾌한 음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에 웃음이 지어진다.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차 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에는 사랑의 감정과 추억이 담겨있다.


이별에 아파할 때도 내 곁에 있어주었던 것은 노래였다. 그젠 모든 이별노래가 내 얘기가 되는 경험을 하며 눈물 흘리기도 하고 지나간 인연을 털어내려 애써보던 내가 있다. 지나가버린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며 그저 한번 웃어볼 수 있음은 노래가 끝남과도 같은 것이다. 짧은 노래에 추억을 묻어두는 것이다. 또 문득 돌이켜볼 언젠가를 위해 남겨두는 것이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노래는 때론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문득 노래를 듣다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냈던 날이 있었다. 별것 아닌 문자에도 가족들이 건강하게 함께 지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날이었다.


부모님이란 존재를 늘 생각하지 못한다. 삶에 치이고 일상에 바쁘다 보면 언제고 부모님은 나를 기다려주시리란 생각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미뤄지고 맹목적인 이해를 바라기만 한다. 노래를 들으며 이런 나를 반성하곤 한다.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버리고 노래를 들으며 지난날을 후회고 싶지 않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지만 큰 응원으로 조금 더 행복해야겠다.  


좋은 날이 올 거야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았던 순간을 다 셀 수 있을까. 가장 위로받고 싶은 순간에 수백 번도 더 들었던 노래들이 있다.


그 노래를 다시 들으며 어느 겨울 벤치에 앉은 나를 마주한다. 차가움 속에 묻어나던 미적지근함을 느끼며 미래를 그리던 내 뒷모습이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 그때 밴치에 앉아있던 나는 어떤 미래를 그렸을까? 그저 귀로만 들리던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노래 가사가 온 마음에 와서 박힌다.


마냥 좋은 날을 기다리던 내가 안타까워서 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야 하는 나를 위해  짧은 노래에 위안을 얻으며 음미하고 또 음미해본다.



노래는 모두에게 있어 다르지 않다.


3분 남짓하고 같은 음 같은 박자지만 그곳에 담긴 우리의 시간은 저마다 다르다.


그 시간이 내가 노래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 추억이 내가 노래를 언제고 다시 찾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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