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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Dec 22. 2016

판도라

#과연 우리의 상자에 희망이 남아있을까?

스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감독: 박정우, 출연: 김남길, 정진영, 김주현, 김영애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으로 인한 원자력 폭발 사고로 한반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컨트롤 타워마저 사정없이 흔들린다. 방사능 유출의 공포는 점차 극에 달하고 최악의 사태를 유발할 2차 폭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발전소 직원인 ‘재혁’과 그의 동료들은 목숨 건 사투를 벌인다.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원전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재난 블록버스터로 긴박한 스토리와 초대형 스케일, 그리고 뜨거운 감동과 휴머니즘을 담아냈다. 


판도라의 상자

'판도라의 상자'는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신들의 왕 제우스는 아름다운 인간 여인 판도라로 하여금 인간에게 해가 되는 온갖 것들이 봉인되어 있는 항아리를 맡기며 절대 열어보지 않을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헤르메스에게서 호기심을 부여받은 판도라는 그 안을 확인해보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어느 날 항아리를 살짝 열어보고 말았다. 그러자 안에서 죽음과 병, 질투와 증오와 같은 수많은 해악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사방에 흩어지게 되었다. 판도라는 허둥대며 항아리를 닫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녀가 항아리를 닫았을 때는 이미 모든 해악은 풀려나오고 오직 희망만이 항아리 안에 남게 됐다. 

<판도라>라는 제목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 열지 말았어야 할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준 ‘판도라’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원전사고는 우리에게 있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라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고 국민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에서처럼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희망을 본다.. 


희생

"우리 무능할 정부를 대신해 희생할, 지원자를 찾습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 가족들이 죽는 거야." 


정말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목숨 바쳐 더 큰 사고를 막고 국가를 위험에서 구하게 될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내 동료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을 국민들이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희생되는 것은 국민들이었지만 나머지 국민들을 살린 것도 결국은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그 희생을 통해 누가 국가의 주인인가를 다시금 확신했다.  


사랑, 가족

죽음 앞에서 나를 내던지고 누군가를 구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내 가족일 것이다. 피폭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도로에서 손자를 지키기 위해 손자를 감싸고 있던 할머니. 신발이 벋겨지든 온 등을 사람들이 밟고 가든 내 몸에 상처가 나든 아랑곳 않고 손자를 감싸 안았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이다.  


책임감

"집주인이 들어가야지"


원자력 발전소 소장 '평섭'은 목숨을 걸고 최악의 원전사고를 막아보고자 고군분투한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렸단 이유로 다른 곳으로 좌천되는 중에 지진을 경험하고 바로 원전으로 되돌아간다. 피폭된 인부들을 구하고 원전 사고를 막은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원전에 관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원전을 내 집처럼 여기고 책임감을 갖고 그 일에 임한다면 우리는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책임감이 모여 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희망

'재혁'이 남긴 것은 희생이자 희망이었다. 나는 그의 죽음이 신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린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희망을 다시 세울 것이다. 재난 영화가 희망이 없이 비극으로 끝난다면 슬픈 일일 것 같다. 특히나 영화 <판도라>가 우리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경각심과 원전에 대한 관심이지 재앙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많은 이들의 죽음에서 슬픔보다도 더 큰 희망을 봤다. 

         

절대 일어날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 원전사고다. 정말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우린 재혁의 말처럼 "무섭다고 눈감지 말고 두렵다고 귀 닫지 말고"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경주 지진 

2016년 9월, 살면서 처음으로 지진 때문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공포와 마주했다. 작은 흔들림이나 소리에도 민감해지고 평소 잘 몰랐던 원전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의 가능성이나 안전문제 그리고 원전의 밀집 등에 대해 찾아봤다. 

터지면 끝장인데…이 많은 원전을 어이할꼬 – 경남도민일보
“30년 이상 된 원전, 하나만 터져도 한국은 끝장” - 미디어오늘
월성·고리원전 사고 터지면 최대 72만 명 사망 - 뉴스한국
뉴스 앤 조이 - "경주서 원전 사고가 터지면 1,000년은 방독면과 방사능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문화재 보러 갈 겁니다."

경주 원전을 검색하면 제목만 보고도 무서운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자연스레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떠올리게 하고 공포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원전사고는 재앙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무조건 두려워하고 허위의 사실로 불안을 조성하기보다는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다.(자세한 내용과 출처는 참조에)                                            

Q. 규모 6.1의 지진 발생 가능성 및 이로 인해 중대 원전 사고가 발생 가능한지.

 "우리나라의 원전 내진설계는 규모 6.5(한국 표준형 원전 OPR1000), 7.0(한국형 신형원전 APR1400)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원자력 증기공급계통(NSSS) 등 주요 구조물은 최소 규모 7.2에서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Q. 규모 6.1의 지진으로 배관이 막히고, 주배관이 파열, 누수, 냉각재 상실사고(LOCA)가 발생하고 노심 온도 상승의 중대사고 시나리오는 맞는가.

 "지진으로 주배관이 파단될 때 가정할 수 있는 전형적인 중대사고 진행 경위이다. 앞선 '지진과 원전 사고 가능성'에서 언급했다시피 원자로 냉각재 계통의 주요 배관들과 사고완화를 위한 안전계통은 매우 높은 지진 내력을 가지고 있어 지진으로 인한 LOCA 발생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LOCA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우리나라 모든 원전에는 LOCA에 대비한 안전주입 계통들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어 중대사고로 진행되려면 LOCA 발생과 동시에 모든 안전계통이 지진으로 손상돼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지진에도 원자로 냉각재 계통의 파손으로 인한 LOCA 발생이나 LOCA를 완화하기 위한 발전소 안전계통의 기계적 고장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국내 설치된 원자로가 폭발하고 격납건물이 파괴될까.

 "우리나라 원전도 최악의 중대사고가 진행되면 원자로가 파손되고, 격납건물이 부분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하지만 원자로가 폭발하거나 후쿠시마 원전에서와 같은 전체적인 격납건물의 폭발 파괴는 불가능하다. 국내 가압 경수로의 경우, 설계 특성상 원자로가 정지되지 않아도 반응도에 의해 원자로 출력이 제어된다. 또한 중대사고로 인한 최대의 수소 발생량을 가정해도 그 평균 농도가 격납건물에서 전체적인 수소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에 근본적으로 도달할 수 없다." 

Q. 국내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조의 냉각수가 유출될 경우 폭발 가능성은.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조는 냉각수가 유출되더라도 폭발될 가능성은 없다. 저장조의 구조가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시 저장조가 지상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저장조 하부와 지표면 사이에 공간이 존재했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암반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그 위에 저장조를 짓기 때문에 저장조 하부에 공간이 없다. 저장조 바닥 폭파 시나리오는 잘못됐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의 수소 발생은 노심에서 저장조로 최근 방출된 붕괴열이 높은 일부 핵연료에서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반해, 인위적 폭발은 모든 사용 후 핵연료를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방사성 물질 누출이 더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 

Q. 격납건물 파괴 후 방출된 방사성 물질로 인한 주변 지역 주민들의 피폭은.

 "후쿠시마 급의 사고가 나더라도 우리나라 원전은 노심용융, 격납건물 파괴로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심각한 피폭은 일어나지 않으므로, 차분하게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UN과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고 인근 지역에서 방사능 피폭 자체에 의한 사망자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원전이 극도로 위험하며 가동 중단까지도 주장하고 또 누군가는 원전의 안전성을 이야기한다. 정답은 없다. 다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원전에 관한 문제를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결코 이를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되는 것이다.


참고 자료: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2933

http://hellodd.com/?md=news&mt=view&pid=6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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