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월 Jul 09. 2017

꿈과 직업 사이의 혼란

#48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 있다. 소명의식에서 시작했으나 어느새 내 꿈이 되어 버린 일이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것. 그것이 나의 꿈이다. 


내가 너무나 하고 싶은 일. 그러나 어떠한 경제적인 수입도 얻을 수 없는 일. 


직업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들 한다. 나도 취업을 해야 한다. 적지만은 않은 나이다.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이고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잡으려 애쓴다. 구직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모두가 그것이 옳다고 말하니 나 역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 관성에 이끌리듯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


혼란

남을 위해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내가 많이 갖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직 돈도 많이 없고 어린 내가 무엇을 나눈다는 것이 건방진 생각은 아닐까.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다. 해야만 하는 것은 그것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좋은 일이기에 해야 만한다고 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것이다. 나는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이 이어졌다. 나는 너무 많은 생각들과, 과거와, 미래와, 현재 사이를 떠다녔다. 나는 현재를 돌아보기도 하고 미래를 돌아보기도 하고 과거를 꿈꾸거나 상상하며 많은 밤을 보냈다. 어디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 것일까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정해진 미래도 없다. 꿈에 다가간다고 해도 남들이 생각하는 돈도 명예도 얻으리란 보장은 없다. 그것은 나의 목적이 아닐뿐더러 목적이어서도 안된다. 그저 내가 꿈꿔온 일을 해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야 할지도 모른다. 돌이키기에 너무 늦어 버렸음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한 번이라도 내가 꿈꾸는 길을 가보고 싶다. 나는 아직 너무나도 많은 실패가 용인될 수 있는 20대 어느 날을 살아가고 있다. 

결정

꿈을 당장 이룰 수는 없을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첫 발을 떼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돈이나 명예와는 무관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혼자서는 안될지라도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물론 생계를 걱정해야만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의 첫 발을 뗄 때까지만이라도 미루고자 한다. 


먼 미래의 순간에 지금을 돌이켜본다면 실패하더라도 도전하지 않아서 후회가 남지는 않았던 용기 있던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실패는 괜찮다.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은 괜찮지가 않다. 지금껏 해보고 싶었던 많은 일들을 하지 안 못해서 후회했고 미련이 남았다. 나는 꽤나 어리석게 굴었다. 이제는 내가 옳다고 믿는 이 길 가야 한다. 후회할지라도 가야 한다. 가봐야 한다. 가봐야 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두려움과 걱정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하다. 확신과 믿음이 필요하다. 그들은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임을 안다. 그래서 용기와 확신, 믿음을 선물하고자 한다. 나는 나를 믿어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뭐라도 될 것이다. 죽이 되면 전복죽이 될 것이고, 밥이 되면 약밥이 될 것이다. 실패는 없다. 큰 성공도 없다. 다만 내가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것은 분명 남을 것이다. 나를 조금 더 믿고 이 길을 걸어가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큰 할매,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